웨어러블 기기용 이차전지 상용화 `성큼`

윤기로 생기연 연구팀 기술 개발
고분자 나노섬유 도입 성능 향상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기존 겔전해질에 비해 3배 향상된 출력밀도와 60시간 긴 충방전 수명을 보이는 '아연공기전지용 복합 겔전해질' 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 제공

복합 겔전해질을 적용한 아연공기전지로, 기존 겔전해질 대비 3배 가량 높은 출력밀도와 60시간 이상의 긴 충방전 수명을 기록했다. 생기원 제공

웨어러블 기기용 이차전지로 주목받는 아연공기전지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앞으로 스마트워치, 헬스케어 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용 이차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윤기로 박사 연구팀이 최선진, 최준명 한양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겔전해질 내부에 고분자 나노섬유를 도입해 전지 성능을 향상시킨 '아연공기전지용 복합 겔전해질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아연공기전지는 값싼 아연 음극과 물 기반의 전해질, 가벼운 산소를 양극으로 사용해 발화 위험이 없고, 리튬이온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다. 하지만 공기 중 산소를 양극 연료로 활용하기 위해 열린 전극 구조를 띠고 있어 물이 쉽게 증발해 전지 성능이 급속히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전해액과 분리막을 대체하기 위해 반고체형 '겔전해질'을 사용하는데, 내부에 수분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장시간 구동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친수성 고분자인 폴리비닐 알코올(PVA)을 이온전달 매개체로 사용하지만, 수분이 금방 빠지거나 내부 기공 구조가 불균일해 이온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겔전해질 안에 고흡수성 수지 폴리아크릴산(PAA)으로 구성된 나노섬유를 전기방사기술로 교차 정렬형태로 만들었다.전기방사 과정에서 나노섬유의 친수성 작용기가 높아졌고, 고흡수성 나노섬유를 따라 빠르게 수분이 모여들어 수분 증발에 따른 전지 성능 저하를 차단한 것이다. 연구팀은 복합 겔전해질을 아연공기전지에 적용한 성능평가에서 순수 겔전해질 대비 3배 향상된 출력밀도와 60시간 이상의 긴 충·방전 수명을 확인했다.

윤기로 생기원 박사는 "아연공기전지 상용화에 필수적인 겔전해질 성능향상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연구"라며 "안정적인 겔전해질 기술과 유연소자 개발을 통해 웨어러블 아연공기전지의 조기 상용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에너지 저장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7월)' 온라인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