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약집’ 프로젝트 2025 총책 사임…트럼프와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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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하는 정책을 마련해온 '프로젝트 2025'의 총책임자가 사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 세력이 포진한 '프로젝트 2025'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배경에는 이들의 정책 제안이 득표에 방해가 될 정도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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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하는 정책을 마련해온 ‘프로젝트 2025’의 총책임자가 사임했다. 중도층이나 부동층을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있는 극단적 정책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한 말까지 하며 선 긋기에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재단 회장은 ‘프로젝트 2025’의 총책임자 폴 댄스가 사임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022년 4월 ‘프로젝트 2025’가 출범할 때 올해 양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정책 초안 작성을 마무리하기로 시간표를 짜놨으며, 우리는 이를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110여개 보수 조직과 각 분야의 보수적 전문가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 2기’를 위해 ‘보수의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정책 자료집 성격의 900여쪽짜리 책자를 내놨다. 이런 활동을 두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뒷말도 있었다. 하지만 그와 깊은 인연이 있는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하는데다 측근들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자는 사실상 집권 청사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극우적이고 극단적인 정책의 예고편이라며 공격에 나서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는 “난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그 뒤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또 ‘프로젝트 2025’가 제시한 정책의 일부는 “심하게 우파적”이거나 “굉장히 터무니없고 최악”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지 와일스 선임고문과 크리스 라시비타 전략가는 댄스의 사임 소식에 공동성명을 내어 “‘프로젝트 2025’의 종말에 대한 보도는 크게 환영받을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캠페인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잘못 표현하려고 시도하는 개인과 조직에 대한 경고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와일스는 헤리티지재단에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여러 번 경고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 세력이 포진한 ‘프로젝트 2025’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배경에는 이들의 정책 제안이 득표에 방해가 될 정도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가령 임신중지권을 두고 ‘프로젝트 2025’는 임신중지 약물 우편 배송 금지 등 연방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규제를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애초 연방 차원의 규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인식됐었는데 지난 4월 임신중지는 “주별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2022년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깨면서 내놓은 것과 같은 입장으로, 보수 기독교계의 실망에도 불구하고 부동층과 여성 표를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과 해리스 부통령은 ‘프로젝트 2025’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주요 소재로 써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들의 정책을 저지하겠다며 태스크포스도 만들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은 ‘프로젝트 2025’는 자신들과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최측근들을 비롯해 트럼프 1기 행정부 인사가 100명 넘게 참여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는 해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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