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그때 그 감동'… 대전이 낳은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 살펴보니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대회 초기부터 승전보를 이어가며 개막 3일 만에 당초 목표치인 금메달 5개를 수확했다.
1호 금메달은 대전시청 소속 펜싱 오상욱 선수가 신고했다. 오상욱은 사브르 종목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펜싱선수권대회, 아시아 펜싱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개인전 그랜드슬램 달성으로 값진 의미를 더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펜싱 오상욱 선수는 부상과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펜싱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축하했다.
사격 반효진 선수는 만 16세 10개월 18일을 맞는 29일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역대 대한민국 하계올림픽 최연소, 역대 올림픽 사격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대한체육회는 목표 조기 달성에 따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다. 당시 김성집 선수가 역도에서 따낸 동메달이 올림픽 첫 메달이다. 첫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양정모 선수가 주인공이다.
대한민국은 1948년부터,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을 제외하고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금메달 96개, 은메달 91개, 동메달 100개를 획득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과 충청 출신 선수들의 활약도 한몫을 차지했다. 오상욱 선수부터 김영호(펜싱), 박장순(레슬링), 문의제(레슬링), 오성옥(핸드볼), 강초현(사격), 공희용(배드민턴), 김법민(양궁) 선수 등의 메달 획득 순간을 되돌아본다.
◇오상욱(펜싱)=2024년 파리 올림픽 개인전과 2020년 도쿄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펜싱선수권대회, 아시아 펜싱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개인전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올림픽 사브르 남자 개인전 우승, 두 대회 연속 금메달,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우승 등 펜싱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획득한 메달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대전 대덕구에서 태어나 대전 매봉초등학교와 매봉중학교, 송촌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전대학교에서 사회체육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체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2022년부터 대전시청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호(펜싱)=대전도시개발공사 소속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펜싱 남자 플뢰레 금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 올림픽 펜싱 역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며, 아시아 남자 펜싱 최초의 금메달이란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결승전에서 만난 랄프 비스도로프에게 14대 11로 앞서다가 막판 3점을 내줘 위기에 몰렸으나, 마지막 한 점을 침착하게 얻어내 우승을 차지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8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고 1997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첫 메달(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일궈내기도 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후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국가대표 코치로 남현희 선수를 지도했다. 대학펜싱협회 부회장과 대한펜싱협회 이사를 맡기도 했다. 충남 논산 출신이며 연산중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에서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와 대전대학교를 나왔다.
◇박장순(레슬링)=1988년 서울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8㎏급에서 은메달을 땄다. 74㎏급으로 체급을 올린 이후에는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금메달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등 올림픽 결승전에서만 3개의 메달을 일궈냈다. 1992년 올림픽 결승전은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대회 이전 자신의 우상인 미국의 케네스 먼데이에게 5전 전패를 당한 상황, 버티기 작전을 구사하다가 경기 종료 15초 전 태클로 먼데이를 쓰러트렸다. 1-0 승리. 5전 6기의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이밖에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금, 1993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2016년 세계레슬링연맹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충남 보령 출신이며 대전체육고등학교와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레슬링 잔뼈가 굵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바 있다.
◇문의제(레슬링)=박장순에 이은 대한민국 레슬링의 중량급 스타로 군림했다. 자유형 84㎏급 선수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연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0년 올림픽에서는 준결승에 독일 선수에게 패했으나, 독일 선수의 도핑 위반으로 동메달이 은메달로 바뀌었다. 199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과 1998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같은 해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대전 출신이며 대전 동산초 4학년 때 씨름에 입문했다가 6학년 때 우연히 참가한 레슬링 대회에서 우승한 후 레슬링으로 전향했다. 대전 보문중학교와 보문고등학교, 한국체육대학을 졸업했다. 보문고 레슬링부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현 레슬링 국가대표 자유형팀 감독이다.
◇오성옥(핸드볼)=한국체육대학 2학년이었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5회 연속 올림픽 여자 핸드볼에 출전해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의 위업을 달성했다. 1992년 금,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 2008년 동메달 등 여자 핸드볼 선수 중 가장 많은 올림픽 메달을 따낸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008년 개봉 영화)의 주인공이다. 1996년 덴마크와의 결승전은 재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올림픽에서 덴마크와 준결승, 결승 등에서 다시 만났으나 번번이 패하는 악연이 이어졌다. 2010년 은퇴 후 대한민국 여자 U-18 대표팀 감독, SK 슈가글라이더즈 감독을 거쳐 대한민국 여자 U-20 대표팀 감독으로 후배들을 지도했다. 대전 출신으로 대전 삼성초등학교와 동방여자중학교, 동방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차세대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고, 동방여고 재학 중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강초현(사격)=2000년 시드니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귀여운 외모와 재치있는 말솜씨 등으로 '초롱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연예인급 신드롬을 자아냈다. 대전 유성 출신으로 외삼초등학교와 유성여자중학교, 유성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했다. 만 13세에 사격을 시작해 유성여고 재학 중이던 2000년 5월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같은 해 7월 애틀랜타에서 열린 사격월드컵에서 세계 타이기록인 499.6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드니 올림픽 예선에서 올림픽 타이기록(397점)으로 결선에 올랐으나 마지막 10발째가 9.7점에 머물면서 미국의 낸시 존슨에 0.2점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은퇴 후에는 한화 갤러리아 백화점 사격단 선수와 올림픽 해설진 등으로 활동했다.
◇공희용(배드민턴)=일본 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 '재팬 킬러(Japan killer)'로 유명하다. 후위에서 세계 정상급 파워를 앞세워 위력적인 공격력을 자랑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주니어 세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따낸 메달만 20여개에 달한다. 동료 김소연과 호흡을 맞춰 여자복식에 출전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일궈냈다. 당시 8강에서 만난 일본 팀과의 마지막 세트에서 듀스만 7차례 이루는 혈투 끝에 승리하는 명승부를 만들었다. 준결승에서 중국에게 패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 여자복식 동메달을 차지했다. 2021년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전 출신으로 대전 자양초등학교와 법동중학교, 대성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국체육대회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주목도를 높였다.
◇김법민(양궁)=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남자 단체전에 출전했다. 준결승에서 미국에게 219-224로 패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멕시코를 224-219로 물리쳤다. 개인전 퀄리피케이션 라운드에서는 2위로 본선에 진출해 8강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2011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혼성단체전 금,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과 2016년 전국체전에서는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대전 출신으로 대전 새일초등학교와 갈마중학교, 대전체육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배재대학교에서 레저스포츠학을 전공했다.
◇송재호(펜싱)=대전대학교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1년에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에페 종목 단체전에 출전해 동메달을 수확했다. 전북 전주 출생이지만 모교인 대전대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올림픽 직후 오상욱과 함께 대전대에 300만 원을 기부했고, 지난해부터 대전대 펜싱부 코치로 후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동, 같은 해 동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이밖에 천안 출신 문필희(핸드볼) 선수는 오성옥 선수와 함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홍성여고 출신 김조순(양궁)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홍성여고 후배 이성진(양궁)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충북 청주 출생으로 충북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남자 기계체조 신재환 선수는 2020 도코 올림픽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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