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지지해 준 제주도민 힘으로 환경보존 운동"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4. 7. 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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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제주=김민선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1991년 제주환경문제 고민하던 10여명 청년들 모임으로 활동 시작"
"제주 환경보전 관심있는 후원자 회비로 운영하는 시민환경단체"
"창립부터 어린이 환경학교 프로그램 매월 1회 지속적으로 실시"
"2007년 환경교육 특화 전문기관 제주환경교육센터 창립해 전문성 높여"
"정책 활동, 조사연구 활동, 환경교육 사업, 현안대응 활동 등 진행"
"송악산보전운동, 습지보전운동, 하천정비조사, 풍력 공공화 등 성과"
"제2공항사업 정당성 얻기 위해 반드시 도민 결정권 수용해야"
"제주도민 환경 문제 쉽게 이해하고 동참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김민선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민선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박혜진> 제주 환경보존을 위해 힘써온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제주 지역사회에서 환경과 관련해 다양한 역할을 해온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걸어온 길에 대해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의 김민선 공동대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창립 30주년 맞은 소감 어떠세요?

◆김민선>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의 활동가와 회원들의 노력, 도민들의 협조와 응원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너무 감사하고 뭉클해요. 저희 단체는 제주의 환경을 지키겠다는 책임감으로 무려 30년이 넘게 한 길을 걸어왔는데요.

우리의 노력으로 제주도의 개발 정책이나 제도가 개선되기도 하고 지역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던 역사들을 되돌아볼 때 참 뿌듯하기도 합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개발과 보존에 대한 갈등은 여전한 상황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 것을 보면서 환경운동의 길은 역시나 멀고 험하구나 이런 생각도 함께 하게 됩니다.  

◇박혜진> 30년 전 처음에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도 소개해 주시죠.

◆김민선> 1991년 제주의 환경 문제를 고민하던 10명 남짓의 청년들이 '제주 기행 모임'을 만들었어요. 당시에는 제주도 개발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섬 여기저기에서 관광개발 계획들이 추진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개발과 보존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거죠.

그런 고민이 모아져서 1994년에 '푸른 이어도의 사람들'이라는 명칭으로 단체를 설립하게 됐는데요. 이게 제주도내 첫 환경단체였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전신입니다.

처음 했던 활동이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제주 시민을 대상으로 환경 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거였대요. 이외에 산지천 환경 조사, 어린이 환경학교 이런 활동들을 진행해 왔는데 어린이 환경학교는 아직도 30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박혜진> 그동안 어떤 역할들을 해오셨는지 짚어주시죠.  

◆김민선> 정책 활동, 조사연구 활동, 환경교육 사업, 현안대응 활동 정도로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정책 활동은 주로 행정당국의 환경 관련 정책 또는 개발 정책에 대한 제언, 조례와 같은 법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 의정감시 활동 등이 있습니다.

조사연구 활동은 생태환경과 생활환경 분야에서 꾸준히 조사 모니터링 연구를 진행하는 거예요. 실제로 습지나 곶자왈, 하천, 용천수, 해안사구 등에 관한 조사를 통해서 생태환경의 가치와 보존 필요성을 제시할 수가 있었고 클린하우스, 매립장, 소각장 등에 대한 관리 실태 조사를 통해서 관리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도 해왔습니다.

환경교육 분야는 저희 단체가 창립 시기부터 중점을 두고 해온 활동입니다. 그중 어린이 환경학교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월 1회 1년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요.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환경교육을 특화해서 부설 전문기관으로 제주환경교육센터를 창립했고 환경교육의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는 중입니다.

현안 대응 활동은 각종 난개발 사업에 대해서 어떤 문제점이 있을 수 있는지 파악하고 시민사회에 알리고 필요시에는 계획 중단을 촉구하는 활동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박혜진> 그동안의 성과들도 소개해 주셔도 좋겠어요.  

◆김민선> 제주의 환경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에 저희가 많은 공을 들여왔는데요. 창립 초기부터 제주에 분포한 습지 전수조사를 통해서 습지 보고서를 발간했고요.

그중에 보존 가치가 높은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달라 제안을 한 것이죠.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아세요? 제주도에서 처음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1997년에 환경부에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달라 건의한 것이 받아들여져서 이후 람사르 습지로도 등재될 수가 있었죠.

저희가 진행한 하천 정비 조사, 해안사구 조사 활동 등도 그 결과를 통해서 정책의 개선 방향을 제시했고 행정당국이 이를 정책에 반영한 사례들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또 다른 성과로는 제주의 바람 자원을 공공의 자산으로 규정하고 풍력 발전의 공공성을 강조한 것인데요. 그 결과 제주에너지공사가 설립됐고 제주특별법에 풍력자원을 공공의 자원으로 규정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 성과도 있었습니다.  

◇박혜진> 30년간 활동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한다면 어떤 걸 꼽아주시겠습니까?  

◆김민선> 송악산 보전 운동을 얘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뛰어난 경관 가치를 지닌 송악산이 한때 유원지로 지정되는 바람에 개발 논란에 휩싸였던 일인데 결국 그것을 막아냈죠.

1999년에 송악산의 이중분화구 내에 대규모 호텔과 놀이시설 분화구 위를 오고 가는 곤돌라 등이 계획됐었어요. 이러한 계획이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 그대로 제주도로부터 개발 사업 승인을 받게 됐던 거죠.

그래서 거리로 나가서 개발 반대 집회 캠페인을 하고 토론회, 학술조사, 법적 소송까지 진행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은 중단되었고, 송악산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싶었는데 2013년에 또다시 중국계 자본이 들어와서 새로운 개발 계획이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개발 사업 승인 마지막 단계인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행정 절차에서 큰 하자와 위법 행위가 발견되었고 다행히 도의회 동의 절차를 넘지 못하고 중단될 수 있었던 참으로 긴 싸움의 성과였습니다.

◇박혜진> 30년간 환경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김민선> 저희 활동가들의 전문성이나 그동안의 노하우 이런 것들도 있겠지만 한 가지를 꼽자면 저는 도민들의 관심과 지지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단체는 목소리를 온전히 내기 위해서 오로지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이 되고 있어요. 회원들이 십시일반 회비를 모아서 활동가와 상근자들이 최전선에서 우리의 뜻을 실현해 주고 대신 뛸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그런 구조인데요.  시민들의 힘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얘기드리고 싶습니다. 창립 준비 당시에는 1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수였거든요. 지금은 1천 명이 넘는 도민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 현안들 가운데 가장 큰 이슈라고 하면 제2공항 계획이 곧 고시가 된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김민선> 국책사업인 제2공항 계획은 사업비만 7조원 가까이 드는 대규모 개발 사업입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보통 중앙정부에서 국비를 들여서 대규모 사업을 한다면 보통은 환영하는 분위기인데요. 제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가 있어요.

개발보다는 보존을 중요시하고,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우선하는 것이 현재 제주도민들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2공항 개발 찬반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더 우세하게 나타나는 결과에서도 알 수 있죠.

어쩌면 지난 한 세대가 넘는 제주 개발의 역사에서 도민들이 몸소 체감을 했고 제주 미래의 방향성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된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국토부가 기본계획 고시를 강행한다고 하더라도 제주도민의 반대 여론을 꺾고 사업을 강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는데요.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잖아요. 주민의 여론을 무시한 채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사업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제주도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도민 결정권을 수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박혜진> 최근 제주의 바다 생태계도 기후 위기로 여러 변화를 겪고 있는데 해양 생태계 문제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계시죠.  

◆김민선> 네. 사실 기후위기 이전에 바다에 대한 오염 행위가 이미 극심했던 거죠. 대형 어종에 대한 섭취 제한을 임산부나 아동청소년에게 권장할 만큼 오염의 정도가 심각한 상황인데요.

플라스틱 오염으로 대표되는 해양 쓰레기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외에도 지나친 남획 문제, 무분별한 해안 매립을 통한 개발행위, 육상오염원의 바다 배출 등 바다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가 이전부터 바다에 누적되어 왔던 겁니다.

생물 다양성이 무너지고 결국 지구 환경이 인류가 생존할 수 없는 곳으로 바뀌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게 기후위기 대응일 텐데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바다 그 생태계를 지키지 못한다면 기후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박혜진>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갖고 있는 비전과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김민선>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는 환경운동을 기본으로 삼아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고요. 저희 단체를 좀 더 알리면서 도민들이 단체 회원으로 참여해서 제주의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에도 좀 더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시민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 많이 기획해서 시민들이 환경 문제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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