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AMD·엔비디아…"빅테크 'AI 러시' 조정받나"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2분기 인공지능(AI) 칩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소식에 AMD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고객사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주가가 이틀 연속 밀렸다.
AMD는 30일(현지시간) "2분기 58억4000만달러(약 8조745억원)의 매출과 주당순이익 0.6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둘다 시장 전망치 57억2천만 달러와 0.68달러를 각각 웃돌았다.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115% 증가한 2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 어카운트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 27억5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AMD는 "인스팅트 그래픽처리장치(GPU)라고 불리는 AI 칩 출하량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MD의 핵심 사업인 노트북 등 개인용 컴퓨터의 서버 중앙프로세서(CPU)를 생산하는 클라이언트 부문 매출도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14억3000만 달러)를 웃돌며 1년 전보다 49% 증가한 15억달러를 기록했다. CNBC는 "이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PC 시장의 지속된 부진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다만 게임 콘솔용 칩과 3D 그래픽을 위한 GPU 등 게임 부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9% 줄어 6억4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AMD는 3분기 매출은 6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66억1000만 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AMD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64% 급등했다. AMD는 전 세계 AI 칩 생산 2위 업체다. AI 칩 시장은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80% 이상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04% 급락하며 두 달여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하락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따른 것이 아니다. 최근 빅테크 등 엔비디아의 고객사들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이들이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인지에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2분기(회계연도 4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클라우드 부문 성장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월가는 빅테크가 AI 투자를 확대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관련 투입 비용을 웃도는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AI 분야의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빅테크가 AI 지출을 줄이면 엔비디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앞서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생성형 AI 서비스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는 자본 지출이 132억 달러로 월가 전망치 122억 달러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AI에 대한 자본지출이 향후 AI가 창출할 매출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알파벳 주가는 다음날 5% 가량 빠졌다.
애플이 자사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가 아닌 구글 칩을 사용했다는 소식도 엔비디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애플은 전날 공개한 논문에서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을 '클라우드 TPU 클러스터'에서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TPU는 구글이 AI 구동을 위해 설계한 커스텀 칩이다. 이에 "빅테크들이 최첨단 AI 학습에서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엔비디아는 내달 15일 실적을 공개하기 전에 31일과 다음 달 1일 각각 실적 발표를 앞둔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와 애플의 AI 사업 관련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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