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직전까지 할인행사…결제액 바짝 당겼다

남지원 기자 2024. 7. 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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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프로모션 각각 진행
위메프, 정산일 전날 거래액 최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피해자가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 지연 사태를 빚기 직전까지도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결제액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카드결제 추정액은 이달 1일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는 두 플랫폼의 대규모 할인행사 때문이다. 티몬은 1~14일 ‘몬스터메가세일’을, 위메프는 1~12일 ‘위메프데이’를 각각 진행했다. 당시 티몬은 최대 29%, 위메프는 최대 33% 할인 행사를 한다고 홍보했다.

할인 행사가 진행되며 6월17~30일 일평균 168억원 수준이던 티몬·위메프 카드결제액 합계는 7월1일 482억원, 2일 350억원, 3일 606억원으로 급등했고 6일에는 897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6월 하반기 일평균 결제액보다 5.3배(434%) 많은 금액이다.

위메프는 매달 7일이 정산일로, 이달에는 7일이 일요일이라 8일에 판매자들에게 정산대금을 지급해야 했지만 일부 판매자들에게 정산을 해주지 못했다. 위메프에 정산 지연이 발생하기 하루 전까지도 두 회사가 프로모션으로 매출을 끌어올린 셈이다.

아이지에이웍스가 추산한 두 회사의 6월15~7월23일 카드결제액은 티몬 5594억원, 위메프 2305억원 등 모두 7899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5월치 미정산분을 2100억원 수준으로 집계했는데, 앞으로 6~7월 판매대금이 더해지면 피해 규모가 훨씬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피해액이 조 단위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아이지에이웍스는 해당 데이터는 신용·체크카드 결제 금액만 추정한 데이터로, 다른 결제 정보는 포함하지 않아 실제 매출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이 내부 절차를 어기고 두 플랫폼 자금을 빼내 쓴 정황도 나왔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4월11일 미국·유럽 기반의 플랫폼 ‘위시’ 인수 자금 명목으로 티몬에서 200억원을 이자 4.6%, 만기 1년 조건으로 빌렸는데 류광진 티몬 대표는 나흘 뒤인 15일에야 ‘사후 승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11일에도 티몬이 50억원을 큐텐에서 빌렸는데, 대표 승인은 19일 뒤인 1월30일에야 이뤄졌다. 대표 승인도 받기 전에 돈이 다른 법인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류 대표는 “티몬에는 재무조직이 없고 재무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큐텐 자금 추적 과정에서 강한 불법의 흔적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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