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밀히 관찰 중"…'ERA 15.95' 너무 약한데, 1위 KIA 교체 승부수 던지나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다가오는 날짜에 맞춰서 투수코치와 나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30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대체 외국인 캠 알드레드(28)를 언급하면서 고민이 깊어 보였다. KIA는 31일 현재 60승39패2무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LG 트윈스와는 6경기차가 난다. 지금 페이스만 굳히면 정규시즌 1위와 함께 한국시리즈에서 통합 우승도 바라볼 수 있는데, 알드레드에게 2선발을 믿고 맡기기에는 불안한 구석이 있어서다.
KIA는 지난 5월 알드레드를 총액 32만5000달러(약 4억원)에 영입했다. 기존 에이스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선수명단에 오른 가운데 알드레드를 대체 외국인으로 일단 영입했다. KIA는 알드레드 계약 당시 크로우가 사실상 복귀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에 기간을 6주가 아닌 시즌 끝까지로 잡았다. 당시 제도의 허점을 노린 꼼수 계약이란 이야기가 있었으나 KIA는 규정에 따르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일단 지금까지 알드레드를 대체 외국인으로 두고 있다. 크로우는 여전히 웨이버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즉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이 모두 살아 있다. 외국인 선수를 포스트시즌에 활용하려면 규정상 다음 달 15일까지는 교체해야 한다. 보름 정도 남았다.
KIA는 필요하면 알드레드를 교체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단점이 너무도 뚜렷한 선수이기 때문. 좌완인 알드레드는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50으로 매우 낮은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84에 이른다. 스태미나도 체크 포인트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의 구속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비교해 얼마나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 감독은 "알드레드가 좌타자한테는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좌타자가 강한 팀들한테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우타자가 있는 팀에는 약점이 보이긴 한다. 그런 점을 투수코치들과 판단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 왔을 때 직구 구위와 투심패스트볼의 구속 이런 것을 먼저 봐야 할 것 같다. 구속이 3~4회까지 146~147㎞는 나와야 경쟁력이 있다. 투심패스트볼은 140㎞ 초반은 나와야 스위퍼가 산다. 초반과 지금 구위 자체가 비슷하다고 하면 앞으로 던질 때도 지금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2~3㎞가 빠지면 구위 저하가 갈수록 생길 수도 있다. 다가오는 날짜(8월 15일)에 맞춰서 투수코치와 나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알드레드는 우타자가 많은 두산만 만나면 유독 고전하고 있다. 두산에는 허경민, 양석환, 양의지, 강승호 등 리그 정상급 우타자들이 포진해 있다. 현재 야수 엔트리에서는 외야수 5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이 모두 우타자이기도 하다.
두산은 30일 선발투수 알드레드에 맞서 이유찬 강승호, 양석환, 허경민, 김재호, 김기연 등 우타자 5명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이들은 알드레드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는데, 이날 15안타를 합작하면서 10타점을 올렸다. 알드레드를 두들기면서 타격 컨디션이 살아났다.
알드레드는 4⅓이닝 91구 8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4탈삼진 7실점에 그쳤다. 지난달 8일 잠실 두산전 3이닝 6실점에 이어 또 두산에 약점을 보였다. 두산전 성적은 2경기 2패, 7⅓이닝, 평균자책점 15.95다. 30일 경기에서 직구 구속은 최고 148㎞를 찍었으나 평균 구속은 142㎞로 형성됐다. 투심패스트볼 구속 역시 최고는 147㎞, 평균은 142㎞였다.
1회초 선두타자 이유찬이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정수빈이 희생번트로 2루까지 보냈다. 2사 후에는 이유찬이 알드레드의 폭투에 힘입어 3루를 밟은 가운데 양석환이 좌월 투런포를 쳐 0-2가 됐다. 볼카운트 2-2에서 시속 147㎞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높이 치기 좋게 들어왔다.
2회초에는 김기연이 추가점을 뽑았다. 알드레드가 우타자인 허경민과 김재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에 놓인 가운데 역시나 우타자인 김기연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0-4로 거리를 벌렸다. 3회초에는 1사 후 양석환이 안타를 치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허경민이 중견수 왼쪽 적시타를 날려 0-5까지 달아났다.
2-5로 쫓아가고 맞이한 5회초에는 강승호와 양석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가 된 가운데 알드레드는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임기영과 교체됐다. 줄줄이 우타자에만 당하면서 한번 더 약점이 부각된 경기였다. KIA는 7-12로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두산전 부진도 알드레드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그는 "두산이 그때(첫 맞대결에서) 잘 쳤지만, 오늘(30일)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앞으로 체크해야 할 점이다. 잠실에서는 알드레드가 긴장해서 던졌고, 지금은 적응해서 던진다. (두산은) 나중에 만나야 할 팀일 수도 있다. 잘 치는 우타자 상대로 어떻게 던지는지 체크해야 해서 두산전이 중요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KIA 구단과 이 감독은 경기 뒤 알드레드에 대한 판단이 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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