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 안 주면 文에게 달라고 하겠다"…신학림 공갈 혐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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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혼맥지도 책값 1억5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간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뉴스1이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신 전 위원장은 자신이 정 전 원장에게 선물한 책이 문 전 대통령 측에게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정 전 원장에게 책값을 주는 방법과 문 전 대통령에게서 책을 돌려받는 방법 등 두 가지 선택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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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5000만원 책값 주거나 文과 인간관계 단절되거나" 선택 강요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혼맥지도 책값 1억5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간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뉴스1이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신 전 위원장은 자신이 정 전 원장에게 선물한 책이 문 전 대통령 측에게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정 전 원장에게 책값을 주는 방법과 문 전 대통령에게서 책을 돌려받는 방법 등 두 가지 선택지를 제안했다.
신 전 위원장은 정 전 원장에게 첫 번째 안으로 "기왕에 도와주려고 생각했던 것이고 평산마을에 계신 분한테 사실상 선물까지 하신 셈이니 말씀드린 가격으로 책값을 주시면 된다"며 책값 1억5000만 원을 요구했다.
이어 두 번째 안으로 "본의 아니게 인간관계의 단절을 수반하거나 전제한다"며 "번거로우실 거다. 선물한 책을 돌려달라고 해야 할 테니까. 제3자 양도 문제도 있다"고 했다.
검찰은 정 전 원장이 두 번째 안을 선택하면 국립중앙의료원장 임명과 연임을 대가로 거액의 책자를 선물했다는 사실을 문 전 대통령에게 알리겠다고 신 전 위원장이 협박했다고 판단했다. 정 전 원장이 1억5000만 원을 주는 첫 번째 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신 전 위원장은 정 전 원장이 상황 해결을 시도하자 "상황을 계속 악화시킨다"며 "그러면 저도 거기에 걸맞게 조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 전 원장이 "더 이상 돈을 못 주겠다"고 하자 "나머지는 책을 지금 가지고 계신 분한테 받겠다"며 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돈을 받겠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신 전 위원장은 정 전 원장에게 "사모님한테도 자초지종을 말씀드릴까 한다"며 정 전 원장의 아내도 언급했다.
정 전 원장은 결국 신 전 위원장에게 3차례에 걸쳐 총 4700만원을 송금했다.
앞서 신 전 위원장은 2022년 7월 19일 정 전 원장을 만나 혼맥지도 책을 무상으로 교부했다. 검찰은 당시 신 전 위원장이 그 과정에서 책값을 요구하거나 책자가 1억5000만원 상당의 가치가 있다거나 제3자에게 책자를 넘기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봤다.
정 전 원장은 같은 달 문 전 대통령 수행 비서관에게 혼맥지도 책을 전달했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 2022년 8월 19일 오후 8시쯤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혼맥지도 사진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올린 것을 보고 자신이 정 전 원장에게 선물한 책이 문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 전 위원장은 20분쯤 뒤 정 전 원장에게 전화해 "책은 잘 갖고 계시냐"며 "제3자에게 양도하지 않는다, 2차, 3차 가공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계약서를 쓰고 팔았다. 다른 분한테는 넘겨주면 안 된다"고 말한 뒤 이를 녹취했다.
3분 뒤 다시 전화한 신 전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그 책을 보고 계신다"며 "제3자에게 양도하면 안 된다고 지난번에는 말씀드렸고 그걸 어떻게 비서관 손을 거쳐 그리 도느냐"고 말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2018년 아파트에 여러 건의 가압류가 설정되는 등 재정적으로 매우 궁핍한 상황이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적시했다.
한편 신 전 위원장은 공갈 혐의 외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함께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허위 인터뷰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신 전 위원장과 김 씨의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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