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서 돈버는 시대는 갔어요" '철근 누락' 부른 남편의 문자

연지환 기자 2024. 7. 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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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감리업체 '뒷돈 심사' 천태만상
[앵커]

LH와 감리업체들의 입찰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업체들이 LH 출신들을 채용해 심사위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입찰 물량을 짬짜미한 겁니다. 서로 은어를 쓰면서 말을 주고받은 탓에 블라인드 평가도 소용없었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화장품 상자 안에 5만원권이 가득합니다.

쓰레기봉투 안엔 1억 4천만원이나 담겼습니다.

임대아파트나 공공건물 등 LH 사업의 입찰에 참여한 감리업체들로부터 심사위원들이 받은 뒷돈입니다.

업체들은 가격표를 만들었습니다.

심사에서 1등을 주면 3천만원, 이른바 '폭탄'이라고 불리는 경쟁사에 제일 낮은 점수를 주면 2천만원의 웃돈을 정해놓고 준 겁니다.

블라인드 평가여서 서로 알아보기 위해 미리 표식도 정했습니다.

제안서에 '상상e상' 이나 '불만제로' 같은 특정 문구를 약속하고 썼습니다.

뒷돈이 당연해지니 업체끼지 금액 경쟁을 시키는 '레이스'나 두 업체에서 모두 돈을 받는 '양손잡이' 같은 은어도 만들어졌습니다.

한 심사위원은 부인에게 "상품권도 받고 돈도 주고 좋다"거나 "일해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용식/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 국가 재정으로 마련된 임대아파트나 병원, 경찰서 등 공공 건축비용이 불법적인 로비자금으로 이용됐고, 그 결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감리의 부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검찰은 뒷돈을 주고 받은 감리업체 임직원과 심사위원 등 68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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