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안타 타율 0.600' 롯데킬러의 탄생! 무더위 속 후반기 맹타, 커리어하이+생애 첫 GG가 보인다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생각보다 잘했더라. 뿌듯했다"
SSG 랜더스 박성한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유격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30일 경기 전까지 롯데를 상대로 시즌 타율 0.581(31타수 18안타)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박성한.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박성한은 1-2로 뒤진 1회말 2사 2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윤성빈을 상대로 5구째 149km 몸쪽 낮은 코스의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에 안타로 연결시켜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시작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5-4로 역전에 성공한 2회말 2사 1, 2루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최이준과 맞붙었고,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4구째 131km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적시타로 만들어냈다.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한 박성한에게는 행운도 따랐다.
6-5로 근소하게 앞선 6회말 1, 2루에서 1루수 방면에 땅볼을 기록했는데, 이때 롯데 1루수 나승엽의 송구 실책이 발생하면서 2루 주자가 홈을 밟게 됐다. 타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달아나야 할 때 팀의 득점으로 연결되는 귀중한 점수였다. 그리고 6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는 롯데 정우준을 상대로 0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솔로홈런을 폭발시켰고, 7회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4출루'로 SSG의 4연승을 이끌었다.
올해 득점권 찬스에서 고타율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박성한, 이날 경기를 돌아보면 어땠을까. 그는 "초반부터 득점권 상황이 와서 너무나도 치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또 결과가 좋게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결승타를 기록한 것은 최정이었지만, 이날 SSG의 승리는 박성한이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재적소에서 해결사 본능을 제대로 뽐냈다.
경기 전까지 롯데를 상대로 타율이 0.581이었던 박성한은 이날 경기를 바탕으로 상대 전적을 0.600(35타수 21안타)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 흐름이라면 '롯데 킬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박성한도 롯데전에 유독 강한 것을 모르진 않은 눈치였다. 그는 "(이)로운이가 잠깐 와서 '롯데전에 너무 잘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딱히 신경을 쓰진 않았는데, 그동안의 내용을 보니 생각보다 잘했더라. 뿌듯했다"고 활짝 웃었다.
특정 팀을 상대로 성적이 좋으면 자신감은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박성한은 "당연히 자신감이 붙는다. 자신과 잘 맞는 팀이 있고, 안 맞는 팀이 있는데, 롯데를 상대로는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며 정보가 많지 않았던 롯데 선발 윤성빈을 상대로 적시타를 친 것에 대한 질문에 "너무 오랜만 치는 투수라 초구는 보고 싶었는데, 포크볼을 던지더라. 직구를 한 개는 보고 치고 싶었다. 봤더니 구위가 좋아서 타이밍을 앞에 뒀는데도 늦었다. 때문에 더 앞에 뒀는데 직구가 와서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91안타 5홈런 8도루 타율 0.294 OPS 0.76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던 박성한은 무더위가 본격 시작된 후반기에 더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박성한의 후반기 성적은 19안타 2홈런 12타점 2도루 타율 0.358 OPS 0.978을 기록 중이다. 표본이 많진 않지만,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성적이 대폭 상승한 배경은 충분한 휴식이었다.
박성한은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당연히 체력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 체력이 떨어지기에 감독, 코치님께서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훈련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경기에 집중하는 쪽으로 하다 보니 퍼포먼스가 잘 나오는 것 같다. 일단 전체적으로 훈련량을 많이 줄였다. 선수마다 다르지만, 나는 쉬고 나서 결과가 잘 나오는 걸 보니 이게 잘 맞는 것 같다. 처음에는 훈련량을 줄이는게 불안했는데, 결과가 나오다 보니, 오히려 좋은 것 같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성한은 후반기 활약을 바탕으로 점점 '커리어하이' 시즌을 확고히 굳혀가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올해는 단 한 번도 품지 못한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는 것도 결코 꿈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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