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회선 중요하지 않다더니… KT 민망한 '2위 지키기' [IT+]
이동통신시장 2위 경쟁 불붙어
지난해 9월 LGU+가 KT 밀어내
IoT 회선수 끌어올렸기 때문
KT 휴대전화 회선수 더 많다 주장
그런데 19개월째 회선수 감소
LG 유플과 격차 줄어드는 중
KT도 IoT 회선 사업 뛰어들어
이동통신 2위 KT 앞 변수
2023년 9월, 이동통신시장에서 '진짜 2위' 논란이 터졌다.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IoT) 회선수를 늘리면서 이동통신 회선수 2위 자리를 꿰찼는데, KT는 "IoT가 아니라 휴대전화 가입자 수"라고 일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통통신 회선수는 휴대전화, IoT 등을 합친 거다. 문제는 그 이후 KT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와의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KT냐 LG유플러스냐."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점유율 2위' 경쟁에 불이 붙은 건 지난해 9월이다. 2023년 9월 LG유플러스가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수 1801만6932개를 기록하면서 KT(1713만3388개)를 밀어낸 게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십수년간 이어져온 '1위 SK텔레콤-2위 KT-3위 LG유플러스'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물론 이 통계가 LG유플러스가 휴대전화 가입자를 KT보다 많이 끌어모은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 이동통신 가입 회선수엔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당시 한국전력 검침기 회선을 수주하는 데 성공해 IoT 회선수를 대폭 끌어올렸다(2023년 8월 492만1000개→9월 627만4000개). 반면 KT는 같은 기간 IoT 회선수를 273만4000개에서 277만7000개로 늘리는 데 그쳤다.
이 때문인지 KT 측은 '3위 추락'의 의미를 축소했다. IoT를 제외한 휴대전화 회선수는 KT의 수가 LG유플러스보다 285만여개(2023년 9월 기준) 많다는 걸 근거로 제시했다. KT 관계자는 "통계를 해석하는 데 따라 결과를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라며 "IoT 분야보단 휴대전화 가입자 비중이 평균 매출에 더 높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KT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현재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수는 휴대전화 회선수, IoT 회선수,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 회선수를 합한 값으로 계산해 왔는데, 이젠 개별 회선수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과기부도 이런 흐름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개별통계를 각각 발표하고 있다.
이렇게 끝나는 듯했던 '2등 통신사' 논란은 KT가 뜻밖의 변수를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개별통계'를 강조했던 KT의 휴대전화 가입자수가 19개월 연속 감소하면서다. 당연히 KT와 LG유플러스의 휴대전화 회선수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언급했듯 지난해 9월 258만개에 달했던 두 회사의 격차는 5월 250만개(KT 1344만9000개·LG유플러스 1094만9000개)로 좁혀졌다. '2위 논란'이 터졌을 때 "휴대전화 회선수는 우리가 훨씬 많다"고 강조했던 KT가 LG유플러스의 추격을 제대로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위기감 때문일까. "IoT 회선수는 매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서 개별통계를 강조했던 KT의 전략에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5월 KT는 한국전력 원격검침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해 IoT 회선수를 290만대에서 400만대로 37.9% 끌어올렸다.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IoT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KT 입장에선 커다란 전략적 변화다. 한편에서 "LG유플러스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실적 측면에선 KT가 LG유플러스를 압도하고 있다. KT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6546억원, 506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매출(3조5770억원)·영업이익(2209억원)보다 각각 86.0%, 129.3% 많은 실적이다. KT가 LG유플러스와의 '2위 경쟁'을 마뜩지 않게 생각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수익성 높은 휴대전화 가입자는 이통사의 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다. 이는 KT도 인정한 사실이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를 LG유플러스에 따라잡히고 있는 KT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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