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M&A·유상증자 등 준비… 초대형 투자은행 도약할 것”
우리종합금융·포스증권 합병
10년만에 우리투자증권 부활
발행어음형 CMA 금리 경쟁력
단독판매 S클래스 펀드 차별화
종금업-온라인 플랫폼 ‘시너지’
합병사 통합 정체성 확립 노력
‘한국의 맨해튼’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동여의도는 마천루로 즐비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들이 총집결해 있을 뿐 아니라 초고층 건물들이 매일같이 쑥쑥 올라가고 있다. 지난 2월 완공된 지상 42층(지하 6층) TP타워는 이른 시일 안에 동여의도를 대표하는 금융전문 건물이 됐다. 바로 그 건물에서 8월 1일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의 초대 CEO로 내정된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를 TP타워 22층에 있는 집무실에서 지난 26일 만났다. 명함도 받았는데 아직 우리종금 대표 명함이었다. 새 법인의 출범을 며칠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약간의 긴장감이 언뜻 묻어났다. 기선 제압용으로 대뜸 물어봤다. “축하드립니다. 스타트업을 일구는 것도 힘든 일이긴 하겠지만 우리금융그룹의 금융투자 부문을 맡아 그 위상에 걸맞게 키우는 것도 상당히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기대감이 큰데 그를 충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합니다. 어떠신가요.”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질문에 약간 당황하는 듯했지만 그는 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물론 그런 측면이 있죠. 하지만 주변 기대에 맞춰 좋고 훌륭한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최선을 다해야죠. 하하하”라고 기분 좋게 응수했다.
다음에는 더 예민한 질문을 했다. “제가 알기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과거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했을 때 가장 잘하신 것 중 하나가 옛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서 NH투자증권으로 키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NH투자증권이 성장할 수 있도록 스스로 방패막이가 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맞나요?” “맞죠. 금융 분야 가장 성공한 인수·합병(M&A)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임 회장이 NH투자증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한번 경험한 것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룹 차원에서 그와 같은 역할을 할 겁니다.”
―합병(우리종금+한국포스증권) 과정에서도 임 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 과정에서 임 회장과 어떤 역할 분담을 했나.
“임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증권업 진출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했고 우리종금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금융지주와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증권사로서의 경쟁력 확보,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제고 등에 대한 전략을 구체화하는 일을 했다.”
―우리투자증권 초대 CEO로서의 소감은.
“우리투자증권의 초대 CEO로 내정된 것은 큰 영광이자 막중한 책임을 의미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새로운 증권사로서 고객의 신뢰를 조속히 확보하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속한 자기 자본 확대를 위해 2차 M&A,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며 증권사 자체 성장에 따른 당기순이익 축적 등으로 지속적으로 자본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포스증권과의 합병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두 회사가 통합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약 3개월간 준비하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합병 증권사 고유의 통합적인 정체성 혹은 기업 문화에 대한 고민이 있다. 기존 우리종금은 금호종금, 우리은행, 공채 출신, 외부영입 인력 등 여러 문화가 혼합되어 있는데 여기에 포스증권 임직원까지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새롭고 발전적인 문화를 정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간 합병을 최종 인가했고 우리금융그룹은 10년 만에 우리투자증권을 재출범, 대형 증권사 육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통합 우리투자증권이 갖고 있는 마케팅의 강점은 무엇이며 주력 판매 상품은 어떤 것인가.
“기존 종금업 기반 발행어음 사업의 경쟁력, 독립 온라인 펀드 판매 플랫폼 펀드슈퍼마켓 등이 다른 증권회사와 우리투자증권을 차별 짓는 요소다. 특히 발행어음형 자산관리계좌(CMA)는 금리 경쟁력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펀드슈퍼마켓에서 단독 판매되는 S클래스 펀드는 다른 일반 오프라인 클래스에 비해 비용 면에서 비교 우위를 갖는다.”
펀드 클래스는 판매 수수료 및 보수 구조에 따라 A, C, E, S 등으로 구분된다. S클래스는 과거 한국포스증권이 2014년 4월 영업을 시작할 때부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독점적인 사용을 인정받았다. S클래스는 선취판매수수료가 없고 판매 보수도 주식형 0.35% 등 다른 오프라인 클래스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대체투자 전문가’로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다. 대체투자가 왜 중요한가.
“대체투자는 기존의 전통적인 주식과 채권에 편중된 자본시장 구조에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효과가 있다. 부동산·인프라 같은 실물자산 등 시장 변동성이 낮은 자산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향상이 가능하다고 본다.”
■ 남기천 내정자 프로필
△1964년 경남 하동군 출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및 UC버클리 MBA
△대우증권 입사
△대우증권 런던법인장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
△우리자산운용 대표
△우리종합금융 대표
△우리투자증권 대표(내정)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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