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상장된다"…'스캠코인+보이스피싱' 일당 1심 실형

암호화폐 상장 유인해 수억원 가로챈 혐의
검찰 "투자 심리 이용한 새로운 형태 범행"
1심 "조직적 사기…사회에 미치는 해악 커"
총책 등 다른 조직원들에 대해선 수사 중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스캠 코인(사기를 목적으로 만든 암호화폐)을 만들어 곧 상장된다고 속인 뒤 투자금을 가로채고 잠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서울법원종합청사. 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스캠 코인(사기를 목적으로 만든 암호화폐)을 만들어 곧 상장된다고 속인 뒤 투자금을 가로채고 잠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지난 18일 사기와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콜센터 팀장 이모(28)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다른 공범 정모(28)씨와 상담원 박모(28)씨에게도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인천 일대에서 다수의 콜센터 사무실을 운영하며 스캠 코인을 판매한 뒤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이들은 범죄단체 총책으로부터 범행을 제안받은 뒤 단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 등은 "곧 상장 예정인 코인을 저가로 매수할 수 있게 해두겠다"라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약 3억원가량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검거된 이들은 조직 중 일부로 알려졌는데 다른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 등의 범죄에 대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를 이용해 스캠 코인과 보이스피싱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범행을 계획하고 저지른 것'이라고 규정했다.

1심은 이들이 범죄단체를 조직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조직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들에게 재산상 피해를 발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범행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한 금융질서에 악영향을 미쳐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고인들은 총책으로부터 범행 관련 지시를 받고 공범들에게 전달하거나 상담원 역할을 하는 등 이 사건 '스캠 코인' 사기 범행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피고인들의 죄책이 중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고, 사무실을 옮길 때는 총책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나 파일을 초기화하거나 범죄 시나리오를 일부 변경하기도 하는 등으로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형사공탁을 했다"며 "동종 범죄 처벌 전력 및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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