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때까지 '유튜브 무한재생'…'코 묻은 돈' 15조 쓸어갔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유튜브·페이스북·X, 美 미성년자에게서 年15조원씩 수익"
美, 논란의 '청소년 보호법' 상원 통과
MS와 X는 찬성, 유튜브 메타는 반대
미국 상원이 30일(현지시간) 아동과 청소년을 유해 콘텐츠에서 보호하기 위한 2개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미 상원은 아동 온라인 안전법(KOSA)과 어린이 및 10대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COPPA2.0)이 이날 찬성 91명 대 반대 3명으로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KOSA는 플랫폼 기업들이 미성년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값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설정하고, 유사 콘텐츠를 자동으로 무한 재생하는 기능을 끌 수 있도록 해서 중독을 방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정신 건강 장애, 학대, 성적 착취 등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도록 강제하는 주의 의무를 부여했다.
괴롭힘, 폭력, 자살 조장, 섭식 장애, 약물 남용, 마약·담배·술 등에 관한 유해 콘텐츠에 관한 기능을 제한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독적인 소셜미디어 기능이나 개인화된 알고리즘 추천을 ‘거부할 권리’를 이용자에게 줘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 중 COPPA 2.0 법안은 1998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COPPA 법안의 후속이다. 당시 미 의회는 13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요건을 담은 COPPA를 통과시켰다. COPPA 2.0은 부모 동의가 필요한 대상을 16세까지로 확대하고, 기업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광고하는 것을 금지한다.
1998년 당시 하원 의원으로서 법안 통과를 주도했던 에드워드 J 마키 상원의원(민주당, 매사추세츠주)은 "26년 만에, 당시에도 필요했으며 오늘날에는 훨씬 더 필요해진 보호 조치를 법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민주당, 코네티컷주)은 "의회가 마침내 수십년 동안 완전히 무책임하고 무모했던 산업에 어느 정도의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상원 상업·과학·교통 위원회 위원장 마리아 캔트웰 의원(민주당, 워싱턴주)은 지난 주 본회의에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2022년 한 해 동안 미국 미성년자에게서만 110억달러(약 15조2000억원) 수익을 거뒀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안이 시행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각 주 정부가 시행에 들어갈 경우에는 플랫폼 기업과의 소송전이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메타 등 플랫폼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넷초이스(NetChoice)는 KOSA가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며 "위헌적"이라고 비판했다.
넷초이스에서 주 정부 등을 상대로 금지 명령 소송을 벌이고 있는 크리스 마르체스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 판매를 막는 법률을 시행하려다 위헌성 문제로 폐지된 사례를 들며 "KOSA가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 기업들은 겉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광고 중단 명령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이 직접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나아가 이 법안의 통과가 향후 인공지능(AI) 등 더 까다로운 분야에서도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는 다른 입법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스냅(스냅챗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링크트인 소유주)와 엑스(옛 트위터)는 이 법안을 지지했다.
전혀 다른 이유로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진보 운동단체에서는 이 법안이 '정상성'을 강요하는 장치가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파이트 포 더 퓨처'의 에번 그리어 국장은 "성 정체성 확인 치료, 낙태, 인종 정의, 기후 변화 등 그들이 싫어하는 콘텐츠를 억압하도록 기업에 강요하기 위해 보호 의무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3명의 반대 의원 중 한 명인 론 와이든 상원의원(민주당, 오리건주)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극단주의자들이 이 법안을 청소년에게 다른 의견을 듣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데 이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법안 통과에 반대한 다른 이들은 랜드 폴(공화당, 켄터키주) 상원의원과 마이크 리(공화당, 유타 주) 상원의원이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산 필요한 분들 가져가세요" 했더니…꽂이까지 다 털렸다
- "너무 맛있는데?"…고현정도 극찬한 스타벅스 신메뉴 뭐길래
- "폭염에 픽 하고 쓰러졌다"…'치사율 100%' 공포 [건강!톡]
- "요즘 20대 직원 씨가 말랐습니다"…삼성도 못 피한 고령화
- '인증샷이 뭐길래'…10대 인플루언서 숨진 이유
- "밥 지을 쌀이 없다" 날벼락…'초유의 사태' 벌어졌다 [김일규의 재팬워치]
- "이제 못 사먹겠다" 등 돌린 서민들…맥도날드 '초비상'
- "한국 안 갑니다"…20% '급감'
- '역대급 엔저'에 관광객 넘쳐나더니…日 '초비상' 걸렸다
- "연 5500조 날리고 금융위기까지…" 한국 향한 '무서운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