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경제] 머리 숙인 구영배 "800억 가능하지만 당장은 안 돼"
■ 진행 : 이정섭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석병훈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경제 소식을 빠르고 친절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스타트경제, 오늘은 석병훈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오늘 금융권 이야기 먼저 해볼게요. 지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들어서 인상하고 있는데 우리은행이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올렸다고요.
[석병훈]
그렇습니다. 우리은행 같은 경우는 다음 달 2일부터 주요 주택담보대출 상품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5년 변동 아파트 담보대출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올렸고요. 24일에도 주담대와 전세대출금리를 최대 2%포인트 인상했습니다. 그래서 앵커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 차례나 금리인상을 단행했고요. 다른 은행에서도 금리인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 하나은행도 줄줄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거나 올릴 예정입니다.
[앵커]
은행들이 이렇게 금리를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뭐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겁니까?
[석병훈]
가장 큰 이유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한테 가산금리를 높여서 대출금리를 인상시키라고 요구한 이유가 가장 큽니다.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713조 3000억 원가량으로 지난달 비교해서 무려 4조 7000억 원이나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5조 원 이상 증가해서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는데요. 이것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등하고 그다음에 금리인하 기대 때문에 선반영됨으로써 시장 금리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정형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5년물 은행채 금리가 이미 3.242%로 29일 종가 기준으로 하락해서 2년 4개월 만에 최저점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가산금리를 높여도 대출금리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계속 하향하는 추세다 보니까 가계대출이 빠르게 오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면 가계대출이 왜 증가하고 있는지도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기준금리도 앞으로 인하될 것 같아서 그런 건가요?
[석병훈]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유는 일단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신규주택공급이 절벽에 다다를 거라는 선행지표들이 그동안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신규주택 공급이 낮아지면 당연히 전세금도 올라가고요. 이걸 따라서 집값도 상승될 것이 예상되는 데다가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이것을 선반영해서 은행채 금리 같은 것들이 먼저 하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걸 지표로 삼는 대출금리도 따라서 하락하니까 이제 실수요자들 위주로 영끌이라고 하죠. 대출을 최대한 많이 당겨서 지금 주택을 집값 오르기 전에 사야겠다는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또 다음으로 뉴욕증시도 살펴보겠습니다. 인공지능칩의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지금 7% 급락하면서 두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요?
[석병훈]
그렇습니다. 엔비디아 주가가 7.04% 하락해서 103.73달러에 마쳤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빅테크 기업들. 특히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앞으로 그에 못지않은 수익을 계속 낼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을 했는데요. 퀄컴, 브로드컴도 각각 6.55%, 4.46% 하락했고요. TSMC,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다 3% 이상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전기차 업체 테슬라 같은 경우에도 차량 후드가 열리는 문제 때문에 리콜을 진행하게 돼서 4% 넘게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기술주 위주로 주가가 하락을 하다 보니까 기술주 비중이 높은 S&P500지수, 그다음에 나스닥지수가 하락을 했습니다. 특히 나스닥이 1.28% 급락을 했고요. 반면에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최고가에 몰린 투자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을 것 같은 상상이 듭니다. 다음 주제 저희가 짚어보기 전에 영상을 먼저 보고 오겠습니다. 티몬, 위메프 사태, 지금 구영배 대표가 영상 보신 것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국회에서 한 발언이 있거든요. 발언 듣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영배 / 큐텐그룹 대표 : 죄송스럽게도 그룹이 갖고 있는 부분이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그건 800억 원인데 그걸 바로 이 부분으로 다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걸 다 내놓겠습니다.]
[앵커]
지금 언급한 800억 원인데. 사태 해결을 위해서 800억 원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굉장히 역설적인 게 지금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 잘 모르겠다고 입장을 내놨더라고요.
[석병훈]
티몬, 위메프 사태 이후 3주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최대 800억 원인데 중국에 있어서 중국의 규제 때문에 바로 정산자금으로 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얼마나 동원해서 쓸 수 있을지도 지금 미지수인 상황이고요. 무엇보다 800억 원이라는 자금도 최대 1조 원 이상으로 미정산 판매대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되고 있는데요. 1조 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서 판매자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사태 후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과연 나타나서 어떤 말을 할까 관심이 많이 모였는데 피해자들 마음을 다독여주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영배 대표 미국 온라인 플랫폼 위시를 인수할 때 티몬 정산대금 사용한 것도 인정했더라고요.
[석병훈]
검찰 수사가 시작됐는데요. 사실상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금을 일부 사용한 것을 시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시를 2300억 원에 인수했는데 실제로 들어간 자금이 400억 원이고요. 그룹 내 자금을 모아서 지급했다. 그런데 이 그룹 내 자금이라는 것이 결국 티몬, 위메프의 판매대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인정했고요. 그렇지만 400억 원은 바로 갚았고 정산지연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구 대표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큐텐의 비상장 주식, 지분율이 38%로 추정되는데요. 이것을 매각 또는 담보로 활용하고 그다음에 아내와 공동 보유한 시가 70억 원 상당의 서울 아파트, 그다음에 통장에 있는 10~20억 원의 예금. 이런 것들을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도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미정산 판매대금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고요. 그다음에 구 대표가 보유한 큐텐 지분 같은 경우에도 큐텐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과연 이것을 매각한다든지 아니면 담보로 활용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가라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어제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출석한 구영배 대표 보시면서 시청자분들 모르겠다, 답변하는 모습 반복되면서 태도 논란도 일기도 했는데. 지금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고객들도 물론이고 또 거래한 기업들이 있잖아요. 입점업체들 같은 경우에는 환불을 계속 못 받고 정산대금을 못 받으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던데요.
[석병훈]
그럴 우려뿐만 아니라 사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티몬하고 위메프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 AK몰 역시 정산 못하거나 지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을 했는데 그게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30일 기준으로 판매자 공지를 통해서 인터파크커머스 산하의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이 티몬, 위메프 사태의 ㅇ향으로 인해서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됐다고 판매자에게 공지를 했거든요, 실제로. 그래서 큐텐의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티몬, 위메프는 현재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태인데 만약에 법원이 회생 가능하다고 판단해서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하게 되면 채무가 동결됩니다. 채무가 동결되면 6만여 개에 달하는 티몬, 위메프 입점업체들이 판매대금을 받을 길이 1개월에서 3개월가량 완전히 막히게 되기 때문에 판매대금 회수가 어려워지게 되고 이 판매자들이 자금난에 허덕일 가능성이 있어서 이것을 할 수 없이 대출을 받아서 빚을 돌려막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가뜩이나 내수침체가 장기화돼서 유통업체와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요. 여기에 티몬, 위메프 사태가 확산되면서 추가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확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규제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판매대금 정산주기 같은 경우도 자율규제로 전환돼서 두 달 뒤에 갚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업체마다 주먹구구식인 상황이었고요. 그다음에 티몬, 위메프같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는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현황에 대한 감시감독도 마땅한 규제책이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그래서 판매자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5600억 원의 피해자 지원대책, 대출을 해서 일정 기간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건데요. 이것을 제공하기는 했는데. 최대 판대금을 받지 못할 금액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가 지원해야 될 대출지원금 5600억 원에서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피해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해피머니상품권도 휴지조각 상태가 될 수 있다고요.
[석병훈]
갈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요. 해피머니상품권 같은 경우 이번 티몬, 위메프 사태 이후로 외식 프랜차이즈를 포함해서 많은 온오프 결제라인이 결제를 중단해버렸습니다. 사실 티몬과 위메프가 해피머니상품권을 대량으로 할인해서 판매를 해 왔기 때문에. 특히 지난 1월 이전부터 이달까지 약 8% 정도 할인율을 적용해서 할인판매해 와서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많이 구매를 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싼값에 산 상품권이 제조사들이 거래를 중단하면서 휴지조각이 돼버려서 피해가 커진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인 해피머니 아이앤시 역시 자금상황이 안 좋은 상황이다 보니까 티몬, 위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과 전자결제용 충전금 해피캐시에 대한 환불을 중단한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결국 아까 언급하신 것처럼 규제에 대한 부분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거든요. 상품권 발행업자에 대한 규제가 충분하지 않아서 해피머니 같은 경우 더 크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거든요.
[석병훈]
맞습니다.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원래 상품권 발행과 유통을 규정한 상품권법이 있었는데요. 1999년에 폐지가 됐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상품권은 인지세만 납부를 하면 누구나 발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재 해피머니아이앤씨, 해피머니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인데 여기에 대해서 규제할 수 있는 입법장치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상품권 발행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상품권법안이 발의됐었는데요.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상황이라서 규제책을 입법을 하는 것이 되게 시급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얘기를 나눌수록 마음이 답답합니다. 하루빨리 피해 회복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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