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 투자한 한국 회사들…'원금 반토막' 대참사

노정동 2024. 7. 31. 07: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온 한국 금융회사들이 시장 침체 지속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맨해튼 미드타운 핵심 오피스지구에 위치한 이 건물은 미국의 대형 부동산 투자회사 SL 그린 리얼티와 보네이도 리얼티 트러스트가 매입을 주도했는데, 현대인베스트먼트가 낮은 변제 순위로 대출에 참여했다가 '원금 반토막' 손실을 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메자닌 대출 참여 韓금융사 '헐값 자산매각'"
미국 뉴욕 맨하탄 고층 빌딩 모습. 사진=AFP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온 한국 금융회사들이 시장 침체 지속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있는 브로드웨이 1551번지 건물과 관련해 후순위 대출을 해줬다가 최근 관련 대출자산을 헐값에 처분했다.

이지스운용 측은 블룸버그에 해당 건물의 투자와 관련해 회수한 자금이 원금의 30%에 못 미친다고 밝혔다.

또 블룸버그는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로스앤젤레스(LA) 중심부의 고층 건물 가스컴퍼니타워와 관련해 변제 순서가 선순위 대출보다 낮은 메자닌 대출자로 참여했다가 건물주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도 뉴욕 맨해튼의 고층 사무실 건물인 '245 파크애비뉴' 빌딩의 인수 과정에 메자닌 대출자로 참여했다가 올해 초 해당 대출자산을 원금의 절반 가격에 처분했다.

맨해튼 미드타운 핵심 오피스지구에 위치한 이 건물은 미국의 대형 부동산 투자회사 SL 그린 리얼티와 보네이도 리얼티 트러스트가 매입을 주도했는데, 현대인베스트먼트가 낮은 변제 순위로 대출에 참여했다가 '원금 반토막' 손실을 봤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대체 투자'라는 명목으로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금융회사를 중심으로 2016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자산 가격이 이미 크게 오른 시점이었다.

한국 금융사들이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호황장에 올라 타겠다며 한꺼번에 몰려들었고 유사한 중·후순위 대출 기회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여왔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경쟁 격화로 일부 사업에서는 한국 금융회사가 시장에서 통용되는 금리 대비 2%p 낮은 금리로 대출해준 사례도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북미 지역이 34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1000억원 중 2조4100억원(6.85%) 규모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기한이익상실은 이자·원금 미지급 등 사유로 인해 채권자가 대출을 만기 전에 회수할 수 있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은 채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이전보다 급감한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침체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000만달러(약 28조4000억원)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