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은 나라 망신”…‘오직 실력’ 현대차그룹·한국양궁, 40년 동행 [최기성의 허브車]
호의 아닌 호혜, 초일류 기반
“내가 줬으니 너도 달라”는 뜻이 아닙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죠. ‘서로 오가는 정’이라고 풀이해야 할까요.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선전을 볼 때마다 베풀면서 함께 성장하는 ‘한국적인 기브 앤 테이크’가 떠오릅니다.
한국 양궁 발전에는 현대차그룹의 공헌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단, 현대차그룹의 일방적 호의는 아닙니다.
한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은 호의를 넘어 서로에 힘이 되는 호혜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40년 동행’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 남자 양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기록했죠.
전날 열린 여자 단체전에서 ‘10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은 여자 대표팀과 함께 단체전 남녀 동반 3연패도 달성했습니다.
한국 양궁은 1984년 첫 금메달, 1988년 첫 여자 단체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빛 질주를 보여주는 양궁 국가대표의 선전은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입니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국 양궁을 신궁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AI(인공지능), 비전 인식, 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훈련장비와 훈련기법 덕분이죠.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는 국가대표 훈련을 돕기 위해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까지 개발해 지원하고, 파리 현지에 양궁대표팀만을 위한 훈련장을 확보하는 등 맞춤형 지원까지 펼쳤죠.
현대차그룹의 지원 아래 한국 양궁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한국 양궁의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세계 최강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습니다.
단 한 가지 원칙만 주문하고 있습니다. 협회 운영은 투명하게, 선수 선발은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죠.
스포츠분야에서 만연한 학연과 지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양궁에 없는 이유입니다.
양궁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됩니다.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힙니다.
협회는 지난 도쿄 대회와 항저우 대회의 경우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되자 국가대표 선발전을 다시 열었습니다.
전년도에 선발된 선수들이 있었지만 다시 경쟁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해에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했습니다.
이번 파리올림픽 국가대표도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전 금메달리스트들을 제치고 전훈영, 남수현 선수가 선발됐습니다.
‘오직 실력’ 원칙은 한국 양궁의 힘이 됐고, 한국에서 대표선수로 선발되며 세계무대에서 초일류 실력을 발산하게 했습니다.
연공서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젊은 인재를 발탁했습니다. 성능, 디자인, 미래 기술 부문에서 과감한 인재 영입을 통해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2019년에는 직급과 호칭 체계를 축소 통합하고 승진연차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기존에는 한 직급당 4~5년차가 돼야 승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능력만 있다면 바로 상위직급으로 승진합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팀장과 임원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 역량이 뛰어난 전문가들이 은퇴하지 않고 자기 연구 분야에 자유롭게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연구위원’으로 위촉하고 임원과 동등한 직급으로 대우할 뿐 아니라 개인 연구실, 프로젝트 수행 시 예산 우선 지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양궁을 초일류로 만든 실력 우선주의는 후발주자인 현대차그룹이 일본 토요타,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함께 ‘글로벌 3강 체제’를 구축하는데 기여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베풀 게 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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