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톰게이트 "초반 허들 넘으면 전략의 재미 맛본다"

서동규 객원기자 2024. 7. 3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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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 액세스 기간에 그래픽과 가이드 보완하면 가능성은 충분

RTS는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를 즐겼던 한국 게이머들에게 굉장히 익숙한 장르다. 지금도 PC방에 가면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게이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애석하게도 두 게임을 제외하고는 RTS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 '스톰게이트'가 자신 있게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얼마 만에 등장하는 RTS 신작인지 모르겠다. RTS 본연의 재미를 지향하며 쉬운 입문을 위한 편의성 기능이 존재한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 제대로 했네"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기다리던 새벽 3시, 오픈런을 뛰며 1vs1 대전, 협동전, 캠페인까지 모두 즐겨본 결과 아직은 스타크래프트같은 명작 RTS를 넘어서긴 어려워 보였다. 언리얼 5 엔진치고는 떨어지는 그래픽, 임팩트가 크지 않은 타격감과 사운드가 발목을 잡았다.

장점도 명확했다. 편리한 단축키, 특색 있는 종족, 다양한 전략 가능성 등 RTS를 현대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흔적들이 확실히 보였다.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게임을 담금질하면 뚜렷한 장점을 가진 게임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 그래픽과 사운드는 약하다

- 컷씬을 활용한 그래픽은 괜찮은 편이다
- 그러나 인게임으로 들어가면 상당한 괴리감이 든다

첫 인상 격인 그래픽은 실망이 컸다. 언리얼 5 엔진을 이용한 사실적이고 현대적인 그래픽을 기대했는데, 캠페인 컷씬과 달리 인게임에서는 이질감이 심하다. 특색 있기보다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그래픽에 가까웠다.

유닛 다수가 한 번에 교전하는 RTS 특성상 최적화로 인한 이유인가 싶었다. 그러나 캠페인, UI 내 초상화 등에서 인게임, 일러스트 가릴 것 없이 입도 움직이지 않고 대사를 치는 캐릭터들을 납듣하기 어려웠다. 

사운드도 빈약했다. 타격 소리가 크지 않아 타격감이 약했고, 교전 여부는 안내 음성에 의존하는 경우가 더욱 컸다. RTS가 그래픽과 타격감으로 승부하는 장르는 아니라지만, 굳이 이렇게 부족할 필요도 없다. 

얼리 액세스를 즐기면서 최우선 개선점으로 다가왔다. 그래픽을 특징적인 카툰 그래픽으로 차별화할 것이라면, 생동감을 주기 위한 초상화 애니메이션, 명확한 사운드가 필요해 보였다.

 

■ 편의성은 좋았지만 접근성은 보강 필요

- 공식 홈페이지로 가도 한국어 자막이 없는 유튜브 영상들이 전부다
- 그와 반대로 단축키, 유닛 운용등은 상당히 직관적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내세운 스톰게이트 차별점으로 편의성이 있다. 실제 편의성은 매우 좋았다. 버튼 커스터마이징도 편리했고,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기본적인 설정 자체가 조작하기 쉬운 편이었다. 기존에 RTS를 즐겼던 유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게임을 주로 즐겼던 유저라도 조금만 플레이하면 적응하는 데 문제없다.

기존에는 유닛마다 단축키를 외워야하는 게 RTS 특유 진입장벽 중 하나였는데, 스톰게이트는 과감하게 Q~T, A~G 등 단축키를 통합했다. 왼쪽 하단 UI를 보면 큼지막하게 할당된 단축키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직관성이 매우 뛰어난 구성이다.

아쉬웠던 점은 인게임 관련 접근성이다. 캠페인이나 협동전을 하며 자연스럽게 게임의 기초를 알 수 있지만 말 그대로 극히 일부만 알 수 있다. 자세한 정보를 알기 위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보이는 '플레이 방법 배우기'를 눌러보면 공식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이마저도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 유튜브 영상으로 초반 가이드를 대체해 버리니, 실제 플레이 감각이 중요한 RTS에서 가장 중요한 초반 가이드가 부실해졌다. 아무리 게임성이 좋더라도 초반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이탈하는 유저가 많아질 우려가 있는 대목이다. 

인게임 가이드는 협동전 내 '튜토리얼' 난도에 존재한다. 해당 난도를 플레이하면 초반부 일꾼 활용 방법, 랠리 포인트 지정, 가벼운 병력 운용 등을 해볼 수 있으나 이후부터는 유저가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RTS를 내세운 것 치고는 초보자에 대한 가이드가 부족한 편이다.

 

■ 다양한 전략성, 이해하기 쉬운 유닛 특징

- 본인이 원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닛과 건물이 존재한다

처음에는 얼리 액세스라는 타이틀로 인해 게임 내 볼륨을 걱정했다. 여기서 말하는 볼륨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의 수를 말한다. 절대적인 유닛의 수나 활용하게 될 건물 수가 적다면 전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스톰게이트는 그런 면에서는 자유로웠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협동전, 스토리와 함께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는 캠페인, 랭크 상승을 목적으로 하는 대전을 기반으로 각 종족별로 여러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유닛과 건물이 충분히 제공됐다. 특히 초반부 단계에서 그러한 면모가 드러났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심시티'라 일컫는 전략이 있었다. 건물로 이동 경로를 틀어막는 전략이었는데, 이것이 전략이자 일종의 진입 장벽이 됐다. 맵마다 유효한 위치가 달랐고, 종족마다 하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톰게이트는 초반부 방어 건물에 투자하기 쉬우며 맵마다 입구도 명확한 편이다. 굳이 억지로 심시티를 하지 않아도 초반 설계 정도는 입구 근처에 방어 건물 몇 채만 지어놔도 허무하게 패배하는 일은 없었다.

각 유닛들도 활용 방법이 뚜렷했다. 예를 들어 '뱅가드'의 '스카웃'은 초반부에는 정찰용 유닛으로 활용된다. 시야가 늘어나는 스킬이 기본적으로 활성화되며 이동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대신 전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편이다.

이렇듯 각 유닛 특징이 명확하고 유닛을 소환하기 전에도 간략한 설명을 읽고 어떤 역할에 어울리는지 파악하기 쉬운 편이다.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가이드는 부족해도, 유닛 설명과 용도 파악은 상당히 친절했다.

 

■ 얼리액세스 기간에 의미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

- 게임성 자체는 RTS 근본을 잘 지켰다

스톰게이트를 찍먹해본 소감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게임"이다. 현재로서는 애매한 그래픽, 부족한 가이드 등 단점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게임은 근간인 다양한 전략성, 편리한 조작으로 인해 현대적인 RTS 새로운 모델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유저들과 의미 있는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개선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발진들이 직접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밝힌 만큼 처음 RTS를 접하는 한국 유저들도 편안하게 게임에 정착할 수 있는 가이드가 절실하다.

초반부를 조금 넘기고 유닛들 활용법을 깨닫게 되는 순간 스톰게이트가 가진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가진 유닛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이 맵에서는 어떠한 전략을 사용할지 고민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게임에 빠져들게 된다.

스톰게이트는 이러한 장점들이 퇴색되지 않게끔 명확한 개선을 통해 RTS 특유 진입장벽을 허물 필요가 있다. 상기한 문제점들이 해결될 경우 충분히 날아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게임이다.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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