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에서 폭행당한 군 후배가 처벌 불원해도…법원 "처벌해야"

이소헌 기자 2024. 7.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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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사 내에서 후배에게 숯을 던지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 간부에게 2심 법원이 1심과 같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 군 관사 내에서 후배 B씨에게 화가 났다는 이유로 숯을 던지거나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심 재판에서 "영내 간부 숙소는 군사기지법상 군사기지에 해당하지 않아 군형법 제60조 6항이 적용되는 장소라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므로 공소기각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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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간부에게 숯 던지고 폭행한 혐의
군형법에 따라 '반의사불벌 조항' 배제
1·2심 재판부 "폭행 인정…처벌받아야"
[서울=뉴시스] 관사 내에서 후배에게 숯을 던지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 간부에게 2심 법원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DB) 2024.07.31.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관사 내에서 후배에게 숯을 던지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 간부에게 2심 법원이 1심과 같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김재호)는 지난 5월24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A(32)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 군 관사 내에서 후배 B씨에게 화가 났다는 이유로 숯을 던지거나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심 재판에서 "영내 간부 숙소는 군사기지법상 군사기지에 해당하지 않아 군형법 제60조 6항이 적용되는 장소라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므로 공소기각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B씨는 지난해 8월 A씨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형법 제60조 6항은 군사기지법상 군사기지 등에서 발생한 군인에 대한 폭행에 관해 반의사불벌 조항인 형법 제260조 제3항을 배제하고 있다.

폭행죄는 형법상 반의사불벌죄로 가해자와 피해자 간 합의에 이를 시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데 군형법은 이를 배제한다. 엄격한 위계질서와 집단생활을 하는 군 조직의 특수성으로 인해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거부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입법 취지 때문이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관사가 군사기지에 해당하지 않아 군형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반의사불벌 조항을 적용해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군 관사는 단순한 군 복지시설의 차원을 넘은 군사상으로 필요한 시설이고 이 사건 폭행이 일어난 장소는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군사기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며 "군형법에서 규정한 군사기지를 군사 목적과 구체적인 관련이 있는 임무가 '직접적'으로 이뤄지는 장소에 한정된다고 좁게 해석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고 뿌리치면서 신체를 접촉한 것에 불과해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피고인이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숯을 던진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점, 녹취록 내용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모순된 진술을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2심 재판부는 "녹취록 내용과 피고인의 진술 자체가 모순된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판결 이후 양형에 반영할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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