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공공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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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하계 올림픽이 개막했다.
이번 올림픽은 개최도시 파리라는 장소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각국 선수들은 파리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센강에서 배를 타고 입장했다.
경기장은 파리의 역사가 깃든 명소들에 분산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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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하계 올림픽이 개막했다. 이번 올림픽은 개최도시 파리라는 장소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개막식은 올림픽 사상 처음 경기장을 벗어나 열렸다. 각국 선수들은 파리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센강에서 배를 타고 입장했다. 경기장은 파리의 역사가 깃든 명소들에 분산 설치했다. 우리나라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 위업을 달성한 양궁 종목의 경우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 뒤로 나폴레옹이 잠든 앵발리드의 황금빛 돔 지붕이 선명히 빛났다. 파리를 상징하는 조형물로 첫 손에 꼽히는 에펠탑 아래 특설경기장에서는 비치 발리볼 경기가 한창이다.
건축가 이름을 딴 에펠탑은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1889년 완공했다. 지금은 에펠탑이 전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지만 처음부터 환영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초기는 냉대도 적지 않았다. 300m 높이의 거대한 철골 구조가 파리 경관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프랑스의 대문호 모파상은 에펠탑을 혐오해 철거 운동까지 벌였다. 그나마 에펠탑은 세월의 무게를 견뎌 위상이 바뀌었지만 많은 공공조형물 중에는 애초의 취지가 무색하게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일부 공공조형물이 공해조형물로 추락한 데에는 지방자치 영향이 컸다. 전국 226개 지자체가 앞다퉈 공공조형물 설치에 나서며 양적으로는 많아졌지만 질이 담보되지 않은 공공조형물도 양산했다. 색다른 공공조형물 설치가 지자체장의 치적과시용으로 변질하며 그런 경향은 더욱 심화됐다. 고만고만한 조형물의 난립 속에 공공조형물 설치가 업자와 지자체 간 짬짜미로 퇴색했다는 한탄도 나온다.
민선 8기 개막 후 아트밸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박경귀 아산시장은 민간개발사 기부채납을 통해 연내 신정호에 23억 원 상당의 조형물 12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산시는 조형물 설치를 위한 조각품 선정 회의도 이미 마쳤다. 1점당 평균 1억 9000여만 원 가량인 조형물이 지방정원 조성 사업지인 신정호에 들어서면 아트밸리 실현이 빨라지고 시민들 자부심은 높아질까? 오늘의 파리는 한 사람으로 이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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