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폭염에 여름 채솟값 급등세 ‘비상’
[앵커]
집중호우에 이어 폭염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채소값이 심상치 않습니다.
장마로 인한 일조량 부족에 생육 부진까지 겹쳐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탓입니다.
고순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초록색 덩굴이 터널을 이룬 노지 오이밭에서 백다다기 수확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모양이 구부러지고, 일부분만 가늘거나 두껍게 자라는 불량품이 태반.
6천 평 규모로 오이 농사를 짓는 농장 주인은 작황이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김일상/오이 재배 농민 : "작년에 여기 들어오면 정말 오이밖에 안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 들어오면 오이가 별로 안 보여. 작년의 한 3분의 1. 3분의 1 정도밖에 수확을 못한다고 봐요."]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기상 상황에 생육 환경이 불안정해진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햇빛과 영양분이 부족해 이렇게 제대로 자라지 못한 오이들은 산지에서 폐기처분됩니다.
상품성 저하로 인한 산지 출하 감소는 채소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오이와 애호박 등 박류 채소와 잎채소 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달 말, 10개에 6천 원대로 팔리던 오이값은 현재 만 3천 원 꼴로, 한 달만에 곱절로 뛰었습니다.
상추와 애호박, 시금치도 가격이 급등셉니다.
소비자들은 장 보기가 무섭습니다.
[김경숙/강원도 춘천시 : "안 오른게 없잖아요. 여기 봐요. 맨날 이래 요새. 더 오르면 내리지를 않아."]
정부도 채소 수급 상황을 주시하며 공급량 조절에 나선 상황.
하지만 장마가 끝나자마자 덮친 폭염에 병해충 발생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채솟값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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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정 기자 (flyhi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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