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대표, 재산 얼마나 내놓나…한때 '수천억 부자' 소문도

▲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구영배 큐텐 대표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위메프 사태 해결을 위해 사재를 내놓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그가 국내외에 보유한 자산 규모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구 대표는 어제(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현안 질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날에도 입장문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G마켓 성공신화'로 유명한 구 대표는 한 때 '수천억 부자'로 소문났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구 대표는 현재 남은 재산이 큐텐 비상장 주식과 아내와 공동 보유한 시가 70억 원 상당 서울 반포자이 아파트, 통장에 든 10억∼20억 원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구 대표는 지금까지 두 차례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큰 이익을 거뒀습니다.

2009년 이베이는 당시 G마켓 지분 34.21%를 4억 1천300만 달러(당시 5천5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이베이가 나머지 지분을 공개 매수할 때 구 대표도 보유 지분을 팔아 700억 원대 현금을 벌었습니다.

구 대표는 또 2018년 큐텐 재팬도 이베이에 매각했습니다.

다만 이때 받은 매각대금은 이베이가 갖고 있던 큐텐 지분을 사들이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큐텐은 구 대표와 이베이가 51대 49로 합작해 설립됐다가 이후 이베이 지분은 정리됐습니다.

구 대표는 이날 정무위에서 "G마켓을 매각하고 700억 원을 받았는데 큐텐에 다 투입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회 중 취재진에게 "큐텐 재팬을 두 배에 매각하면서 받은 대금도 다른 투자자들한테 환불하고, 다 투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변인들도 구 대표가 두 차례 엑시트로 이익을 얻었지만, 2010년 큐텐 설립 후 14년 동안 사업 확장 과정에서 개인 재산을 투자해 생각만큼 '갑부'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구 대표가 대중 앞에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는 '은둔형 경영자'인 데다 큐텐을 싱가포르에 설립한 뒤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활동해 정확한 개인 재산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가족과 관련해서도 인도 여성과 결혼했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습니다.

구 대표는 전날 오전 사재 출연을 약속하는 입장을 발표하면서도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금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구 대표는 큐텐의 최대 주주이고,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 온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도 29.4%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큐텐그룹 전체가 경영난을 겪고 있어 구 대표 보유 지분 가치는 담보로 인정받기가 어렵습니다.

구 대표는 이날 정무위에서 "큐텐 지분 38%를 갖고 있다"며 "회사 지분 가치가 잘 나갔을 때는 5천억 원까지 밸류(가치)를 받았지만, 이 사태 일어나고는 지분 담보를…"이라며 현재 가치에 대해 자신 없어했습니다.

그는 또 반포자이 아파트 이외 다른 부동산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과하는 구영배 큐텐 대표

티몬·위메프가 현금화할 자산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태 피해자들은 전날 구 대표가 사재출연 등으로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발표한 지 8시간 만에 티몬과 위메프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하자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티몬·위메프는 그러나 거래중단과 회원 이탈로 현금흐름이 끊긴 상태에서 부득이하게 회생 신청을 했고, 사업 정상화를 도모해 장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최대한 채무를 변제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티몬·위메프에 처분할 자산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판매자와 고객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에서 영업을 재개해 돈을 벌어 빚을 갚을 확률은 매우 낮다고 평가됩니다.

금융감독원이 티몬·위메프의 회생 신청 후 "구 대표가 사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입장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