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일단 마음을 열었다…‘야구 선배’ 염경엽 감독이 ‘후배’ 김진성에게 보내는 답장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7. 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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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염경엽 LG 감독의 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김진성과는 잘 해결되어서 오늘(30일)부터 2군에 합류해서 경기를 할 것이다. 금요일(2일)부터 합류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김진성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난 뒤 일주일만에 염 감독이 마음을 연 것이다.

김진성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XX이었네”라며 비속어를 사용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 문구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고 염경엽 LG 감독에게도 전해졌다.

김진성을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염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희생의 의미를 다시 강조했다. “진성이가 알았으면 좋겠다”던 염 감독은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은 팀과 승리를 위해서,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빨리 이해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감독의 메시지를 받았는지 김진성은 지난 27일 소속사인 그로윈스포츠 SNS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직접 손으로 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순간적으로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불필요한 게시물을 올려 코치진, 그리고 팬들께 큰 실망감을 안겼다”며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반성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염 감독이 이에 응답한 것이다.

감독으로서 김진성은 팀에 필요한 존재다. 올시즌 47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9홀드 평균자책점 3.89로 활약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야구 선배’로서는 아직도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염 감독은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라며 말 그대로 본인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조언을 전했다.

LG 김진성. 정지윤 선임기자



염 감독은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자신이성공하기 위해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억울한 것이 있을 것이고 오해를 받을 때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의 성공을 위해서 참고, 표현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이번 일을 계기로 꼭 깨우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염 감독은 자신의 휴대폰에 스스로 한 다짐들을 적어두곤 한다. 이날 취재진에게 언뜻 보여준 휴대폰의 메모장에는 빼곡하게 많은 글이 적혀 있었다. 스스로 되새기기 위함이었다.

염 감독은 ”살아가면서 원망과 핑계를 하게 되지 않나. 그런데 원망과 핑계만 하다보면 결국 내 편의 숫자는 줄어들게 된다“라며 ”내 자신을 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한 다음에 타인의 잘못을 생각해야 그 조직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겸손, 배려 등의 덕목도 강조했다. 염 감독은 ”어떤 조직 생활을 하더라도 자기 소신을 가지고 진실된 마음으로 꾸준하게 노력하면 결국 진심은 성공으로 가는길에 큰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진성이가 정말 깨우칠 나이가 됐으니까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헛웃음을 지은 염 감독은 ”다들 자기 하고 싶은 것, 말 하고 싶은 것들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 참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고 당부, 또 당부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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