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확대하니, 방과후 강사들은 수입 감소

박고은 기자 2024. 7. 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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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저출생 대책 가운데 하나로 '늘봄학교'를 도입했지만, 그로 인해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주요 인력인 방과후 강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돼 기존 방과후학교 수강생이 대거 빠진데다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맡으려 해도 수강료가 낮아 수입도 크게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26년차 방과후 강사 ㄱ씨는 30일 한겨레에 "방과후학교와 겹치는 시간에 무료인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깔아버리니 수강생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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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줄거나 강사료 체계 바뀌어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지난 2월26일 학교 현장을 찾아 늘봄학교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저출생 대책 가운데 하나로 ‘늘봄학교’를 도입했지만, 그로 인해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주요 인력인 방과후 강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돼 기존 방과후학교 수강생이 대거 빠진데다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맡으려 해도 수강료가 낮아 수입도 크게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26년차 방과후 강사 ㄱ씨는 30일 한겨레에 “방과후학교와 겹치는 시간에 무료인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깔아버리니 수강생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째 충청도 초등학교 2곳의 방과후학교에서 바둑을 가르쳐왔다. 늘 한반에 20~25명 정원이 꽉 찼는데, 올해는 절반인 12명으로 뚝 떨어졌다. 월평균 수입도 35% 이상 줄었다. 그는 “늘봄학교가 전면 확대되고, 무료 프로그램 대상도 점차 고학년으로 늘린다는데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까지 서울·경기 학교 5곳에서 국악 수업을 맡은 서아무개(50)씨도 마찬가지다. 늘봄학교가 도입되면서 서울에선 일자리를 잃었고 경기 1곳으로 ‘원정수업’을 뛴다. 서씨는 “방과후 강사들이 코로나 팬데믹 때 큰 위기를 맞은 뒤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데, 늘봄학교까지 도입돼 생계가 막막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방과후 강사 규모는 전국 10만명 수준이다. 올해 초 교육부는 “방과후 강사의 풀을 늘봄학교에 활용할 방침”이라며 방과후 강사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막상 돌봄학교 문을 열자 우려는 현실이 됐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가 지난 5월 강사 11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73.7%가 늘봄학교 도입 이후 ‘학생이 줄었거나 강사료 체계가 바뀌어 수입이 줄었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50.9%)은 월평균 수입이 ‘200만원 미만’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과도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봄학교가 정착하고 나면 방과후 강사에게도 시장이 확대되는 셈”이라며 “올해 1학기에 급하게 시행되다 보니 방과후 강사 풀을 활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지만 2학기 때부터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공무직본부 쪽은 “이미 교육부가 설계한 늘봄학교 프로그램의 초점이 방과후 강사 풀을 활용하기보다 대학이나 외부기관 연계에 맞춰져 있어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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