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나누고 심사위원 뒷돈… 5700억 ‘짬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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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0억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감리 입찰 담합에 가담한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민간업체와 공무원·교수들 간 '유착 카르텔'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감리업체들은 LH 전관들로 이뤄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전에 확보한 심사위원 명단을 기준으로 1인당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8000만원의 금품을 '인사비' 명목으로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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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감리업체, 용역 90여건 담합
낙찰자 미리 정하고 들러리 서줘
심사위원 등 현금 1억 은닉 적발
5700억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감리 입찰 담합에 가담한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민간업체와 공무원·교수들 간 ‘유착 카르텔’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해 지하주차장이 철근 누락으로 붕괴되며 ‘순살 아파트’란 오명을 얻은 인천 검단 자이안단테, 2022년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의 감리 과정에서도 이 같은 담합 사실이 적발됐다.
검찰에 따르면 17개 감리업체와 소속 임원 19명은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약 5000억원에 이르는 LH 용역 79건과 740억원 상당의 조달청 발주 용역 15건에서 낙찰자를 미리 정하고 들러리를 서주는 등의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감리업체들은 LH 전관들로 이뤄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전에 확보한 심사위원 명단을 기준으로 1인당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8000만원의 금품을 ‘인사비’ 명목으로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감리 입찰은 업체명을 가리는 블라인드 심사였지만, 회사들은 제안서에 ‘상상e상’, ‘불만제로’ 등 특정 표식을 남겨 우회했다. 1등 점수와 폭탄(최하점)을 주는 심사위원에게는 각각 3000만원과 2000만원을 현금으로 제공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 쓰레기봉투에 약 1억4000만원을 보관했고 또 다른 심사위원은 자택 화장품 상자 안에 현금 1억원을 은닉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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