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보릿고개' 이렇게 혹독할 줄은…영업익 '10분의 1'토막

K-배터리가 올 상반기 벌어들인 돈이 전년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기업들은 중저가 제품 라인업 강화부터 투자 속도조절까지 방법을 총 동원해 보릿고개를 넘는다는 전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총합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3527억원, 삼성SDI는 5476억원의 영업이익을 상반기에 기록했다. 1분기 3315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던 SK온은 2분기 약 4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배터리 3사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배터리 3사 영업이익 총합은 1조4431억원에 달했었지만, 1년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아예 올해 매출 목표를 '한 자릿 수 중반대 성장'에서 '20% 이상 감소'로 낮췄다.
배터리 소재사들의 실적도 부진하다. LG화학의 경우 양극재 등 첨단소재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000억원에서 3120억원으로 줄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724억원)에 못 미쳤다.
캐즘에 따라 전방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20% 중반'에서 '20% 초반'으로 하향조정했다. 북미는 30%대에서 20%대로, 유럽은 20%대에서 10%대로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캐즘을 극복 방법으로는 △소재 최적화, 공법 차별화 등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 △중저가 라인업 확보가 우선 손꼽힌다. 배터리 3사 모두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NMX(코발트 프리), LFP 양극재를 활용한 저원가 플랫폼은 하반기 중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며 2026년 양산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은 투자 속도조절 카드를 꺼냈다. 바뀐 시장 상황에 맞게, 꼭 필요한 투자를 우선 하는 방향이다. 일단 올 하반기 업황을 관찰하며, '바닥 다지기'에 주력할 게 유력하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매출은 3~4분기를 지나며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수요 회복 추세가 늦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전기차 시장) 방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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