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를 통해 거듭난 인디언 보호의 선구자 [역사&오늘]

7월 31일,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 사망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 (출처: Unknown author, 흑백사진(연도미상),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Dedicatio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09년 7월 31일, 인디언 보호의 선구자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가 사망했다. 스페인의 도미니코회 수도사였던 그는 초기에는 신대륙 정복 사업에 참여했지만, 이후 인디언들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하고 그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1474년 세비야에서 소상인의 아들로 출생한 라스 카사스는 신학을 공부했다. 1513년 군종 신부로서 디에고 벨라스케스 데 쿠엘라르와 판필로 데 나르바에스의 쿠바 정복 등 많은 탐험에 참가하고 인디언들을 노예로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디언들이 겪는 고통을 직접 목격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됐다. 특히 도미니코회 수도사 안토니오 데 몬테시노스의 강렬한 설교는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몬테시노스는 인디언들을 '개돼지'라고 부르는 스페인인들의 잔혹 행위를 비판했고, 라스 카사스는 이를 통해 인디언들이 인간임을 깨닫고 회개했다.

이후 라스 카사스는 인디언들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스페인 왕실과 교회에 인디언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직접 스페인으로 건너가 국왕에게 인디언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인디언 보호 법안을 제정하도록 노력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일부 인디언 보호법이 제정됐지만, 정복자들의 탐욕 앞에서 그의 노력은 중과부적이었다.

라스 카사스는 비록 당대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그의 노력은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인디언들의 인권을 최초로 주장한 서양인 중 한 명으로, 그의 저서 '인디언 파괴에 대한 짧은 보고서'는 인디언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다.

라스 카사스는 역사적으로 매우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주민의 권리를 주장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후대의 인권 운동가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인디언들의 인권 문제를 최초로 공론화하고, 이후 인권 운동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으로 평가받는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