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베이징 시장 회담…오세훈 "한중일 수도 협력관계 복원"

6년 만의 회동으로 한중 고위급 도시외교 재개…경제 포함 문화·인적 교류 강화
"서울·베이징·도쿄 관계복원 통한 발전 희망"…미래세대 교류로 공동번영 기반

(베이징=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현지시간) 인 융(殷勇) 베이징시장과 만나 한중일 3국 수도의 협력관계 복원을 강조했다.

또 경제를 포함해 시민 삶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두 도시가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5시 15분 베이징 인민정부청사에서 인 융 시장을 만났다. 이번 면담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열린 양국 수도 고위급 만남이다.

오 시장은 면담에서 "코로나 이후 관계 복원에 시간이 걸렸지만, 양 도시 간 협력관계가 발전돼야 시민들의 삶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 간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며 "예전에 서울, 베이징, 도쿄의 관계는 매우 좋았다. 이제라도 다시 세 도시 협력 복원을 통해 상호 발전할 수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베이징, 도쿄는 지난 1990년대부터 영문 이니셜에서 따온 '베세토(BeSeTo, 베이징·서울·도쿄)'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동북아 거점 도시로 활발히 교류해왔다. 공동 번영을 위한 교류·협력 강화 협약을 맺는 등 2010년대까지도 연대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급변하는 주변 정세에 코로나 사태까지 맞물려 최근 몇년 간 주춤한 모양새다.

오 시장의 이번 제안은 이런 분위기를 타파하고 3개국 수도 관계를 복원해 동북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파트너로서 상호 발전을 모색하자는 미래지향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또 "양 도시 협력과 우호 강화를 위해서는 문화적 교류와 인적 교류가 필요하다"며 인융 시장에게 꼭 서울을 방문하기 바란다고 초청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두 도시는 경제·문화·관광·인적교류 등 전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온 동반자였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미래지향적 관계를 이어 나가자고 말했다.

인융 시장은 "그동안 베이징과 서울은 양국 간 지역 교류에서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양 도시 통합위원회를 통한 교류로 각 분야 교류를 활발히 해 온 것은 의미 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오 시장의 방문은 두 도시의 관계뿐 아니라 기업 활동 및 시민 교류에도 도움이 되고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적절할 때 서울 방문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만남에서 두 도시 수장은 대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 시기가 도래했다며 인적·물적 교류를 강화하고 공무원 교류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우수 정책 공유 기회를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청소년과 청년 교류를 늘려 양국 미래를 짊어진 미래세대가 서로의 문화와 사회 분위기를 이해하는 흐름을 조성해 발전과 번영을 위한 협력 기반 마련에도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인 시장은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출신의 금융 전문가로 재정위험 방지, 주택투기 금지를 강조하며 '공동 부유'를 주창한 시진핑 주석의 충실한 '정책 이행자' 역할을 수행해왔다. 55세로 중국 31개 성·직할시·자치구에서 최연소 성장급 인사다.

서울과 베이징은 한중 수교 다음 해인 1993년 친선 결연을 맺은 후 30여년 간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해왔다. 문화, 관광, 경제 등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고, 2013년에는 상설협력기구인 서울-베이징통합위원회를 발족해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오 시장은 "지금까지 서울과 베이징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었듯이 미래에도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는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정보통신기술(ICT) 행사인 서울 스마트라이프위크에 베이징 도시 대표단과 우수기업 및 스타트업을 초청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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