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트림이냐, 다운스트림이냐'…실적 희비 갈린 석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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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오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력 사업이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이냐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해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업스트림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기초유분을 활용해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업체들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업스트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의 경우 다운스트림에 비해 더딘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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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2Q 영업익 901억 추정…전분기比 15%↑
석화 업황 부진에도 합성고무·NB라텍스 시황 개선
다운스트림 물량 증가세 뚜렷…업스트림 더딘 회복세
롯데케미칼, 2Q도 적자 지속…범용제품 축소 추진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오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력 사업이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이냐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해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업스트림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기초유분을 활용해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업체들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786억원)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금호석유화학이 두드러진 실적 성장의 배경에는 최근 천연고무 가격 상승으로 대체제인 합성고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에서 천연고무(TSR20) 선물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163.1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에는 183.7달러에 거래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주요 사업은 합성고무로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53.7%에 달한다.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상품이자 의료용 고무장갑 원료인 NB라텍스 업황도 개선세다. 지난달 한국의 NB라텍스 수출량이 6만7000톤으로 전년대비 50% 증가하며, 3년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탑티어 다운스트림 업체를 중심으로 물량 증가세가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다”며 “부타디엔 고무(BR), 스틸렌 부타디엔 고무(SBR), 니트릴 부타디엔 라텍스(NBL),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은 가격 상승의 임계점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타이어 보강재를 주력 생산하는 효성첨단소재의 2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10.8% 늘어난 70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시장의 교체용(RE) 타이어 수요 호조로 판매량이 증가했고, 해상운임 상승 영향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재고 확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선 중국의 대규모 증설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고 중국의 부동산 부양 및 이구환신 정책의 효과 등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전반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누적된 중국발 공급 과잉 영향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스트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석유화학업체들의 경우 다운스트림에 비해 더딘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233만t으로 LG화학에 이어 2위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2분기 영업손실이 481억원으로 예상되면서 전년 동기(770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지만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최근 롯데케미칼도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범용 화학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수익 제품 생산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 중이다. 기초화학은 자산 매각, 사업 철수 등 자산 효율화를 통해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60%에서 2030년까지 30%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업황 부진이 바닥을 찍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 완연한 회복세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며 “앞으로 값싼 중국산 제품에 대항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스페셜티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나 (hjin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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