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폭우 뚫고 도착했는데 "예비군 훈련 무단불참"

양동훈 2024. 7. 31.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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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폭우 때문에 도로가 침수돼 길을 돌아가느라 예비군 소집에 늦었는데 '무단 불참' 처리돼 억울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군은 '규정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인데, 기록적인 폭우가 잦아진 만큼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옵니다.

제보는 Y, 양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7일, 경기 남양주시 금곡예비군훈련장에서 예비군 훈련이 예정돼 있던 A 씨.

새벽부터 내려진 호우 경보에 9시인 입소 시간 1시간 10분 전에 집을 나섰습니다.

평소 30∼40분 걸리는 거리라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무섭게 쏟아지는 비에 도로가 잠기고 극심한 정체도 이어졌습니다.

[A 씨 : (남양주로) 빠지려고 다 오니까 경찰차가 이제 서 있더니, 보니까 도로는 다 침수가 돼 있고… 남양주시청 쪽으로 빠지는 길 거기가 완전 통제가 돼서….]

돌고 돌아 결국, 출발하고 두 시간이 훌쩍 지난 9시 56분에야 훈련장 앞에 도착했지만,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9시 반까지 도착한 사람들만 입소를 허용해주고, 나머지는 모두 훈련에 '무단 불참'한 것으로 처리하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방부 규정을 보면,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상황으로 늦을 경우, 부대장 판단에 따라 9시 반까지만 입소 시각을 연장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입구에서 한참을 항의하던 A 씨는 결국 훈련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군에서는 지각한 사람들을 다 받아주면 훈련이 지연되고 제때 온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규정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또 무단 불참 처리됐더라도 3차까지 추가 훈련 기회가 부여되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일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적어도 천재지변만큼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규정이 정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A 씨 : 호우 경보라는 확실한 기준이 저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각자에 한해서도 입소를 도와주고, 만약에 9시에서 10시 사이에 진행된 교육이 있다면 추가로 교육하든지….]

특히,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잦은 데다 훈련장도 주로 외곽지역에 있는 만큼 관련 논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예측 불가능한 교통 체증 등으로 인해 예비군 훈련에 지각할 경우 30분을 넘기더라도 입소를 허용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습니다.

국방부는 앞으로 '예비군 교육훈련 훈령' 개정 시 현재 지침이 타당한지, 입소 허용시간 확대가 필요한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영기자 : 신홍

디자인 : 이원희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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