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제2부속실 본격 설치…金여사 공식 보좌, 野 공세 차단
김건희 여사 공식 보좌…野 각종 공세 대응 차원
총선, 전당대회 등 거치며 여권 내부서도 설치 요구 커져
대통령실 제2부속실이 부활 수순에 들어섰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업무와 일정 등을 보좌할 공식 조직이 생겨나는 것이다.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향한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되지만, 여권 내에서조차 설치 압력이 커져갔던 만큼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배우자와 친족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도 국회가 추천하면 언제든 임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폐지' 공약했던 제2부속실, 2년여 만에 공식 부활 수순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과 메시지 등을 전담 보좌하는 조직이다. 박정희 정부 때 처음 만들어진 이후 역대 정부에서 계속 운영돼 오다가 박근혜 정부 후반부에 국정농단 파문으로 잠시 폐지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제2부속실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의 가족일 뿐인 배우자에 대한 법 바깥의 지위를 관행화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취지에서다. 대통령실 조직 '슬림화' 기조도 반영됐다.
하지만 김 여사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명품백 수수 논란 등이 이어져 오면서 설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통령실은 올해 1월 "국민 대다수가 좋겠다고 생각하면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올해 2월 KBS 특별 대담에서 "제2부속실을 비롯한 제도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제도든지 어떤 비위나 문제가 있을 때 사후에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고민의 여지를 뒀다.
그럼에도 5개월여 만에 설치를 공식화한 것은 총선 이후 더 심화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고, 대통령실의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이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 대표 후보들까지 입 모아 설치 요구…인력 확충 등 변화 예상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신임 당대표를 비롯한 대표 후보들이 입을 모아 제2부속실 설치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은 상징적이다.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 입장에선 여론 반등과 야당 공세 대응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최근에는 대통령실 내에서도 제2부속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당정 단결' 기조의 연장선으로 부활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검토 방침을 밝힌 2월 이후) 5달 사이 총선 패배도 있었고, 전당대회도 있었다. 대통령도 생각에 변화가 있지 않았겠나"라며 "담당 실장도 생기는 별도 부속실에서 관리에 나서면 당 입장에서도 앞으로도 계속 제기될 특검법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 대통령으로선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지만, 이번에 여당 대표직에 나선 분들까지 요구가 있었다. 굳이 설치해선 안 될 이유도 없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기존 부속실에서 김 여사를 보좌해온 '배우자팀'은 4~5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인력을 토대로 인원 확충 등 변화가 예상된다. 제2부속실장으로는 장순칠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사회2비서관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비서관은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 보좌관 출신으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인수위원회 등을 거쳐 대통령실에 합류했다. 지난해 말 대통령실 국민공감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서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으로 승진했다.
대통령실은 특별감찰관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추천하면 언제든 임명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소속이지만 독립된 지위를 갖고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등을 감찰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2014년부터 시행됐는데,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사임한 이후 현재까지 8년째 공석 상태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후보자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는데, 국민의힘은 합의 추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추천을 주장해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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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div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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