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서현역 흉기난동 그 후 1년…모방범죄·살인예고 여전히 기승

작년 8월4일부터 2개월 동안... 집중 단속 결과 298명 검거
협박·공무집행방해죄만 적용... 처벌 강화·정신적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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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과 8월 신림역과 서현역에서 시민들을 공포에 빠뜨린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모방 범죄와 살인 예고글 등이 여전히 기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8월4일부터 10월3일까지 2개월 동안 특별치안활동을 진행, 온라인상 흉악범죄 예고글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했다. 이 기간 동안 298명이 검거되고 이 중 28명이 구속됐다.

특별치안활동 기간 이후에도 살인 예고글 등 사이버 범죄는 여전히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지난 5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특정 남녀 50명을 대상으로 서울역에서 칼부림을 예고한 30대 남성 A씨가 체포됐다. 또 이달 15일에도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를 겨냥해 칼부림을 예고한 4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 같은 범죄가 끊이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솜방망이 처벌이 꼽히고 있어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형법 제255조(예비, 음모)에 따르면 살인 등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살인 예고글은 처벌 근거가 명확치 않아 협박죄와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해 8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 예고 행위를 중대한 범죄 행위로 보고 처벌하는 대응 방침을 규정하기 위해 '공중협박죄' 도입을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며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살인 예고, 모방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형법 강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시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지 못하는 법은 법이 아니다”라며 “모방 범죄, 살인 예고글 등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범죄자들의 정신적 치료도 함께 병행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준호 기자 hjh1212@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