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코로나, 경제적 취약층에 더 위험했다"

송종호 기자 2024. 7. 3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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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분석
의료급여 대상자, 입원률 2.6배·사망률 4.7배 치명률·5.8배 높아
낮은 경제력·동반질환 다수·장애있는 경우 입원·사망위험 상승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고위험군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19일 서울부민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접종을 받고 있다. '2023∼2024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추진계획'에 따라 이날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동절기 전 국민 대상 무료 접종이 실시된다. 이날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와 12~64세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소자나 종사자는 우선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2023.10.1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3년 동안 의료급여 대상자가 소득이 높은 집단보다 입원율, 사망률, 치명률은 더 높았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료급여는 생활유지 능력이 없거나 일정 수준이하 저소득층 대상 기본적인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공적부조 방식의 사회보장제도를 말한다.

31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연구팀(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진용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남현우 학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 경제적 여건에 따른 격차를 조사하고 입원과 사망의 위험 요인을 식별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 Health)'에 게재된 연구팀의 논문을 보면 의료급여 대상자는 소득이 더 높은 집단보다 코로나19 발생률은 낮았으나 입원율, 사망률, 치명률은 더 높았다. 이런 차이는 유행 후반기로 갈수록 커졌다.

연구는 2020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5198만4158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정부의 방역정책 변화에 따라 ▲1시기(2020년1월1일~2021년2월28일) ▲2시기(2021년3월1일~2021년10월31일) ▲3시기(2021년11월1일~2022년5월31일) ▲4시기(2022년6월1일~2022년12월31일)로 나눴다. 시기별 코로나19 발생률, 입원율, 사망률, 치명률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총 2110만5865명(40.6%·10만 명당 4만601명)이 1회 이상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대부분이 3시기(10만 명당 2만4457명)와 4시기(10만 명당 1만7529명)에 발생했다. 사망은 총 5만4638명(0.11%, 10만 명당 105명), 치명률은 10만 명당 259명이었다. 사망률은 1시기와 2시기 10만 명당 3명으로 동일했으나 3시기에는 10만 명당 65명, 4시기에 10만 명당 35명으로 후반 시기에 높았다.

치명률은 후반으로 갈수록 낮아졌다. 1시기에 치명률은 10만 명당 1800명, 2시기에 10만 명당 593명이었으며, 3시기 10만 명당 266명, 4시기 10만 명당 201명을 기록했다. 치명률은 코로나19 전체 환자 수를 사망자 수로 나눈 값이다. 바이러스 위험도를 보여주는 척도로 활용된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홈리스행동 구성원들이 지난 2022년 8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약계층 코로나19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2.08.09. dahora83@newsis.com


의료급여 대상자와 건강보험가입자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19의 발생률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다소 낮았으나 입원율(약 2.6배), 사망률(약 4.7배), 치명률(약 5.8배)은 더 높았다. 이 역시 후반 시기로 갈수록 격차가 커졌다.

전체기간 의료급여 대상자의 코로나19 발생률은 10만 명당 3만2737명으로 평균(10만 명당 4만601명)보다 낮았다. 다만 1시기에 평균 10만 명당 186명 발생한 것에 반해 의료급여 대상자는 10만 명당 328명으로 해당 시기의 발생률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다소 높았다.

입원율은 의료급여 대상자가 평균(10만 명당 2106명)보다 높은 수치인 10만 명당 5663명을 기록했으며, 3시기에 10만 명당 36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망률은 의료급여 수급자가 10만 명당 498명으로 평균(10만 명당 105명)높았다. 특히 3시기에 10만 명당 335명으로 평균(10만 명당 65명)보다 높았다. 치명률도 의료급여 수급자가 10만 명당 1521명으로 평균(10만 명당 259명)보다 크게 높았으며 1시기에 10만 명당 5374명으로 평균(10만 명당 1800명)과 차이가 났다.

또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여건과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사망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 입원 및 사망 위험도는 낮은 경제적 수준, 장애가 있는 경우, 동반질환이 많은 경우 등을 비롯해 남성, 노인, 서울 및 광역시 외 비수도권 거주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예방 접종을 한 경우는 낮게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의료급여 대상자가 건강보험가입자 대비 입원 위험도는 2.55배 높았으며 장애가 있을 경우 1.85배 더 높았다. 예방접종은 입원 위험도를 0.4배로 낮췄다. 사망 위험도는 의료급여 대상자가 1.92배, 장애가 있을 때 위험도는 1.65배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향후 감염병 유행 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더욱 세밀하게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신저자인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진용 교수는 "이 연구는 그 동안 단편적으로 분석된 우리나라의 코로나19의 건강 영향을 망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여러 보건학적 위기상황이 있을 때 코로나19 시기의 교훈을 바탕으로 더 좋은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 1저자인 이혜진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모든 소득수준에서 코로나19의 낮은 치명률을 유지했다"며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저소득층,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이 더 코로나19에 취약했고, 대유행이 진행함에 따라 격차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감염병 유행 시 취약계층이 건강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대응전략 및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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