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에 젖소 초유 공급…송아지 면역력 올려

이유리 기자 2024. 7.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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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한우고기 먹으러 안성 간다는 말을 듣는 것이 꿈입니다."

김 팀장은 "'안성마춤'의 한우고기 품질은 송아지 때부터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젖소농가에선 초유가 남아서 버린다는 사실을 안 후 젖소 송아지에 먹이고 남은 초유를 받아와 장기간 보관할 방법을 고민했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저온살균배양기를 개발해 초유은행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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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기술 전문지도사를 만나다] (4)·끝 김봉순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과학농업기술팀장
국내 첫 저온살균배양기 개발
‘초유은행’서 잉여분 보관 활용
김봉순 경기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과학농업기술팀장이 ‘저온살균배양기’를 설명하고 있다.

“최고급 한우고기 먹으러 안성 간다는 말을 듣는 것이 꿈입니다.”

김봉순 경기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과학농업기술팀장(50)은 과학실험실처럼 생긴 친환경축산관리실의 ‘저온살균배양기’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5년 안성지역 공동브랜드인 ‘안성마춤’의 한우고기 품질을 고급화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로 한우농가에 젖소 초유를 보급하는 시스템인 ‘초유은행’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축산기술 전문지도사’로 선정됐다.

김 팀장이 구축한 초유은행에선 안성지역 젖소농가에서 일주일에 한번 잉여 초유를 수거해 저온살균·급속냉각을 거쳐 보관했다가 한우농가에 보급한다. 초유엔 송아지 질병 저항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면역물질이 함유돼 있다. 태어난 후 2시간 이내에 먹이면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면역력이 올라간다. 그런데 한우는 유량이 젖소보다 적어 세균성 설사 등으로 송아지가 폐사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김 팀장은 “‘안성마춤’의 한우고기 품질은 송아지 때부터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젖소농가에선 초유가 남아서 버린다는 사실을 안 후 젖소 송아지에 먹이고 남은 초유를 받아와 장기간 보관할 방법을 고민했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저온살균배양기를 개발해 초유은행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안성지역에선 연간 한우농가 266곳의 송아지 6703마리에게 초유를 공급하며 폐사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김 팀장은 조사료 이모작 체계를 정립하기도 했다. 논에서 여름철엔 옥수수, 겨울철엔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재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벼농가와 축산농가 간 연계가 이뤄지면서 2018년 30㏊로 시작했던 이 사업은 지금은 200㏊로 확대됐다. 그는 “논의 토지 이용률을 높이고, 안성지역 축산농가에 양질의 조사료를 공급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의 최근 고민은 한우고기를 고급화하는 것이다. 그는 “한우 번식우 개량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한우고기 우수성을 계속해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전국 축산기술 후배 지도사들에게 저의 지식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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