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 아내의 사업 실패로 살림살이 압류···빚 대신 갚아야 하나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사실혼 관계인 아내의 사업 실패로 가재도구가 경매에 넘어갔다면 남편이 대신 빚을 갚아야 할까.

30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사업실패로 빚을 떠안은 아내를 돕고 싶어하는 남편 A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A씨와 아내는 친구 소개로 처음 만났다. 둘 다 이혼 경험이 있어 서로에게 다가가기 조심스러웠지만 A씨는 아내의 적극적이고 호탕한 성격에 매력을 느꼈다.

진지하게 만남을 이어가기로 한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함께 살기로 했다. 원룸에 살면서 학원을 운영하던 아내가 A씨의 집으로 들어왔다. A씨의 집은 살림살이가 모두 갖춰져 있었다.

아내는 A씨 집에 들어와 살면서 생활이 안정되자 자신의 학원을 확장했고, 빚을 내서 시설 투자도 했다. 하지만 학원 운영은 예상보다 어려웠고, 결국 사업에 실패한 아내는 큰 빚을 떠안게 됐다. 그런데 아내의 채권자가 아내를 피고로 한 판결을 받아와 A씨의 가재도구에 강제집행을 했다.

A씨는 해당 사연을 소개하며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니까 마음이 찢어진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스럽다"며 "아내의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거냐. 도와줄 방법을 알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임경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A씨가 아내의 빚을 갚을 필요는 없다”며 “다만 채무자가 점유하거나 배우자와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는 유체 동산은 강제집행 대상이 될 수 있다. 가재도구가 원래 A씨가 사용하던 것인 점을 증명한다면 강제집행은 취소될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A씨는 배우자 우선매수권과 지급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우선매수권은 부부공유재산이 경매로 매각될 경우 배우자가 경매에서 먼저 살 수 있는 제도다. 매각기일에 출석해 최고가로 우선 매수할 것을 신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인정 인턴기자 injung9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