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늘려야 산다'..현대차·기아 전략 수정 [FN 모빌리티]
美 대선 불확실성까지 고조
전기차 전환 지속하지만
하이브리드차도 증산 검토
美조지아주 신공장서 병행생산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기아가 하이브리드차 증산 체제에 돌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과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동시에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는 투 트랙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전무)은 지난 25일 2·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와 전기차 캐즘이 맞물리면 현대차의 강점인 유연한 생산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판매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미산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IRA 축소를 공언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현대차는 오히려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확대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세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차부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파워트레인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이와 같은 강점을 살려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는 징검다리로 하이브리드차 증산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해외 판매가 많은 현대차·기아에 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지속된 측면도 있지만 고수익 차종의 판매 비중이 이전 보다 높아지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는 아직까지 배터리 가격이 비싼 탓에 수익성이 떨어지고, 최근에는 판매량마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이 좋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의 2·4분기 전 세계 하이브리드 판매는 12만2421대로 전년 대비 26.4% 급증하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5만8950대로 24.7% 줄었다.
향후 현대차·기아는 사실상 모든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출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제네시스도 이른 시일 내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이르면 연말 출시되는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기차 이외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안정적인 판매 및 손익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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