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켜면 그곳이 사진 명당…변신한 '폐공장', 강화도 살리는 효자로[르포]
[편집자주] 흉물 리모델링·님비(기피·혐오)시설 유치와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Innovative Ideas)'를 통해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I-노믹스(역발상·Inverse concept+경제·Economics)'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비영리단체(NGO) 등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역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재래시장과 빈집, 발길 끊긴 탄광촌과 교도소, 외면받는 지역축제 등이 전국적인 핫플(명소)로 떠오르면서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직접 이런 사례를 발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현재는 과거 방직공장 당시의 시설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소품들로 내부를 가득 채웠다. 공장 작업테이블 등을 카페 탁자로 활용하거나 염색조를 어항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특히 십수년은 지난 것처럼 보이는 라디오와 오르간, 실제로 프랑스 미용실에서 쓰던 의자 등 오래된 골동품들은 고급스런 인테리어 장식이자 전시품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용철 조양방직 대표도 "조양방직의 모든 공간과 소품이 하나의 미술품"이라고 소개했다. 단순히 폐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 아닌 하나의 미술 작품으로 보고 손을 봤다는 설명이다. 폐허나 다름없던 '조양방직'이 강화도를 단숨에 인천 문화의 중심지로 주목받게 한 이유다.
휴일이 아닌 평일(월요일)인데도 약 5000㎡(1500평) 규모의 조양방직 내부에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푹푹찌는 날씨였지만 야외에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건물 외부에는 어디든 포토존이 될 수 있게 폐버스와 전화부스, 트렉터 등이 배치돼 있었다. 카페 내부에도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가득했다.
조양방직은 이미 글로벌 명소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날도 카페 바로 앞에 중국인이 탄 단체 관광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조양방직 관계자는 "외국인 중에서도 특히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다"고 귀띔했다.
수도권이지만 경기 연천·가평과 인천 옹진 등과 함께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강화군은 조양방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 기준으로 강화군의 생활인구는 55만6000여명이다. 주민등록인구 6만8000여명을 제외하면 체류인구가 무려 48만5000여명에 달한다. 생활인구는 등록인구와 시·군·구에 1일 동안 머무른 시간의 총합이 3시간 이상인 경우가 월 1회 이상인 체류인구로 구성되는 새로운 인구개념이다.
조양방직에 찾아오는 고객들은 주말 기준 하루 4000여명, 평일 기준 1000여명이다. 한달간 약 4만5000여명이 다녀가는 셈이다. 사실상 조양방직이 강화군 체류인구의 10%를 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방문객까지 더하면 그 비중은 더 커진다.
조양방직이 단순히 인구를 끌어들이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양방직을 시작으로 인근에 강화군 직물사업을 대표했던 또다른 동광직물이 지난해 문화공간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또 영혼을 구원하고 육신을 치료하는 병원이라는 뜻의 구세의원도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기념품 판매장으로 꾸며졌다. 1960년대까지 진료를 보던 의원이었지만 이후에는 개인 주택으로 바뀐 곳이다. 아울러 강화군의 대표 관광지인 소창체험관도 여전히 손수건 제작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강화군청 관계자는 "2018년 조양방직을 오픈할 때 반신반의 했지만 결과적으로 조양방직을 중심으로 강화읍 원도심에서 즐길거리를 연계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는 계기가 됐다"며 "동광직물과 구세의원 등이 그 사례로 이같은 사업들이 강화군 도시재생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인천)=김온유 기자 onyoo@mt.co.kr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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