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저축은행 인수… 중저신용자에 중금리 대출 늘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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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다면 연내 저축은행을 인수해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 대출을 더 많이 공급하고 싶습니다."
그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금융을 공급하는 일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해서 하기보다는 저축은행 라이선스를 활용해 실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사회적 효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저축은행을 인수해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터넷 저축은행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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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대출 8167억, 개인대출 업계1위
“콘텐츠 크리에이터-배달 노동자 등… 초단기 근로자에 자금 효과적 공급
역량 갖춘 인터넷 저축은행 만들 것”
“가능하다면 연내 저축은행을 인수해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 대출을 더 많이 공급하고 싶습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규직 직장인이 아닌 콘텐츠 크리에이터, 배달 노동자, 온라인 판매자 등 새롭게 부상하는 ‘기그 워커’(초단기 근로자) 그룹에 자금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저축은행 수신 기능을 통해 조달 비용을 낮추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을 영위하며 쌓아둔 기술력을 접목해 저축은행 업권 전반의 대출 금리와 연체율을 낮추는 데 일조하는 ‘인터넷 저축은행’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온투업 1호 라이선스 기업 8퍼센트는 30일 현재 누적 대출 취급액 8167억 원, 누적 대출 건수 1968만 건을 기록하는 등 개인신용대출 부문에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1월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그는 “창사 10주년을 맞이해 회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서 “다수의 저축은행과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저축은행 업권은 2015년부터 8년간 9조7000억 원의 이익을 기록하는 등 활황이었지만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이슈로 적자 전환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된 상황. 이 대표는 현시점이 인수합병(M&A) 적기라고 판단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은 6곳 정도로 추산된다. 이 대표는 “수도권 저축은행 매물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지만, 지방 저축은행을 인수해 디지털을 접목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2021년 10월 투자 유치 자금(453억 원) 일부에 더해 외부 투자자 유치, 유가증권 매각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비금융 플랫폼 기업 중 금융에 관심이 있거나, 저축은행에 얹을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 등 3곳 정도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온투업에서 발전시켜 온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접목해 금리나 연체율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제1금융권과 달리 8퍼센트는 새로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빠르게 CSS에 반영해 금리와 한도 산정에 사용하고 있다”면서 “온투업에 이 같은 시도를 먼저 한 뒤 저축은행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전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주 데이터를 다양한 머신러닝에 넣어보고, 궁극적으로 연체율이 낮게 나오는 CSS 모델을 찾는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저축은행 업권에 디지털 역량을 심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온라인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해 들어온 고객들은 대출 신청부터 심사, 승인, 실행 과정에서 이탈하곤 하는데 궁극적으로 어떻게 이탈을 막을 수 있는지 경험치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해당 저축은행 앱과 8퍼센트 앱을 통합한 ‘원 앱’으로 운영한다는 구상까지 세웠다.
8퍼센트는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주주사. 금융 당국이 제4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를 하반기(7∼12월) 개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관련 문의를 많이 받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금융을 공급하는 일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해서 하기보다는 저축은행 라이선스를 활용해 실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사회적 효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저축은행을 인수해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터넷 저축은행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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