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자유·평등의 파리올림픽과 중동 선수단

경기일보 2024. 7. 3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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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이 엿새째에 접어들고 있다.

제22회 파리 올림픽은 센강에 요트를 타고 등장한 선수단의 입장식과 함께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노트르담 성당 등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를 예술적인 감각으로 접목한 창의성이 돋보이는 개막식을 선보였다.

이들에게 민주화의 희망은 사라졌고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갈등이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지만 자유와 평등의 기치를 내건 파리 올림픽에서의 메달 소식이 이들 국민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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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2024 파리 올림픽이 엿새째에 접어들고 있다. 제22회 파리 올림픽은 센강에 요트를 타고 등장한 선수단의 입장식과 함께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노트르담 성당 등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를 예술적인 감각으로 접목한 창의성이 돋보이는 개막식을 선보였다.

올림픽을 세 번 개최하는 파리가 내건 2024 파리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슬로건은 양성평등과 포용을 강조한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다. 보통 남자 마라톤보다 먼저 개최되는 여자 마라톤을 파리 올림픽에서는 맨 마지막 날 하이라이트로 만나볼 수 있다. 올림픽의 전통을 거스르는 결정은 마스코트 선정에서도 나타난다. 기존의 올림픽 마스코트는 주로 개최국을 대표하는 동물, 인물 등이 채택됐지만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특별한 모자가 마스코트로 선정됐다. 과거 프랑스 혁명 당시 자유를 상징했던 ‘프리기아’ 모자에서 영감을 얻은 ‘프리주’가 그 주인공이다. 프리기아 모자는 ‘마리안(Marianne)’, 수탉과 함께 프랑스 혁명의 3대 상징물로 자유,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 가치를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21개 종목에 143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전을 벌이고 있다. 7월30일 현재 대한민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는 매번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일찌감치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남자 사브르 개인전의 오상욱의 경기는 더욱 그러했다. 192㎝의 큰 키에 타고난 유연성과 날렵함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오 선수의 펜싱 기술도 화려했지만 동시에 눈이 가는 것은 오 선수와 16강에서 대결한 이란의 파크다만 알리와 결승전에서 의외의 상대 선수로 등장한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 선수였다. 축구를 제외한 다른 스포츠가 그리 발달하지 않은 중동국가의 특성상 소외 종목인 펜싱에서 이룩한 은메달의 기염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국내 상황에 처해 있는 튀니지 국민들에게 큰 힘을 주는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경기 후 중동지역의 유력 일간지 ‘알 주무후리야’는 페르자니 선수를 ‘튀니지의 영웅’으로 소개했다. 중동 국가 선수단 중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이드 선수는 펜싱 남자 개인 에페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튀르키예 남자 양궁 선수단은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1년 아랍 민주화운동이 시작돼 민주화의 희망이 넘쳤던 튀니지, 30년 독재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화의 열망으로 거리를 메웠던 이집트. 이들에게 민주화의 희망은 사라졌고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갈등이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지만 자유와 평등의 기치를 내건 파리 올림픽에서의 메달 소식이 이들 국민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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