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이재명식 먹사니즘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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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집권노선으로 '개딸 아빠'와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칭송에 맞게 '북한식 어버이 수령노선'과 유사한 '먹사니즘'을 내걸었다.
이 전대표는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금 정치는 뭘 해야 하느냐. 단언컨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대표가 이런 부정적인 의미의 먹고사니즘을 먹사니즘으로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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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집권노선으로 '개딸 아빠'와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칭송에 맞게 '북한식 어버이 수령노선'과 유사한 '먹사니즘'을 내걸었다. 이 전대표는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금 정치는 뭘 해야 하느냐. 단언컨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먹사니즘의 기원은 2000년에 '먹고사는 게 최고 가치'라는 뜻의 신조어인 '먹고사니즘'에서 왔다. 먹고사니즘은 정치는 엘리트에게 맡기고 생계유지에만 관심을 갖거나 생계유지로 정치참여 등에 무관심한 소시민적 태도를 비판하는, '깨어 있는 시민'에 반하는 의미로 쓰였다.
이 전대표가 이런 부정적인 의미의 먹고사니즘을 먹사니즘으로 포장했다. 그가 먹사니즘을 전면에 내건 것은 어떤 의미일까. 긍정성보다 위험성이 더 커보인다. 첫째, 경제양극화를 명분으로 정치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겠다는 의도다. 민생정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야의 협치가 먼저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국민25만원지원법'을 협치 없이 강행처리했다.
이런 강행처리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불러오고 정쟁 등 정치양극화로 민생 관련법 처리를 늦추게 할 뿐이다. '말하는 입'으로 협치를 부정하면서 '먹는 입'의 먹사니즘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먹사니즘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입법폭주를 숨기기 위한 꼼수다.
둘째, '기본소득'을 먹사니즘으로 재포장하겠다는 의도다. 먹사니즘의 핵심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비판받는 기본소득이다. 그의 기본소득은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데 어떻게 돈을 마련할지 대안이 없는 게 문제다. 그저 국민과 합의 없이 재벌과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왕창 걷어서 행정처리를 하면 된다는 식이다.
국가가 양육과 교육을 책임지고 주택과 의료와 노후도 책임지는 체제는 사회주의밖에 없다. 현행 헌법을 전복하지 않는다면 결코 실현될 수 없다. 이런 기본소득을 계속 주장한다는 것은 아첨술(demagogy)이거나 사회주의 길을 가겠다는 의도를 숨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셋째, 공적 영역의 다양성을 축소하고 가부장적 독재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한나 아렌트에 따르면 인간사회는 '가부장적인 가정경제'처럼 생물학적 욕구와 필요가 충족되는 사적 영역과 '폴리스'와 같이 여러 사람의 말이 토론되는 공적 영역이 있다. '먹는 입'의 사적 영역은 '동일성의 원리'가, '말하는 입'의 공적 영역은 '다양성의 원리'가 작동한다.
결국 이재명식 먹사니즘은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말하는 입'을 통해 공적인 문제를 함께 결정하기 위해 수단으로 필요했던 생존권의 보장을 넘어 '먹는 입'의 획일적 평등을 위해 '말하는 입'의 자유와 다양성을 축소하는 '가부장적 독재'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접근은 소련과 북한처럼 경제적 평등이라는 '동일성의 원리'를 위해 '국유화'와 '일당독재'를 강조함으로써 정치적 자유라는 '다양성의 원리'를 파괴할 위험성이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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