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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뭐든지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게 몸에 뱄어요.기록을 안 하면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너무 많을 것 같더라고요.”
첫 질문부터 뜬금없지만, 아티스트는 어떤 사진을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삼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제가 찍은 사진이에요.(웃음) <나나투어>로 이탈리아 갔을 때 찍은 사진인데요. 해변가에서 요트를 타기 전에 찍었어요. 동네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요.
1년 전 <아레나> 인터뷰에서 필름 카메라를 새롭게 구매했다고 했어요. 그동안 찍은 사진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을 것 같아요.
사진 인스타그램 계정(@film_jww) 만들었어요. 거기 올린 사진들을 굉장히 아끼고 좋아해요.
사진이 엄청 많을 텐데 그중에서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아무래도 취미로 사진을 찍다 보니까, 제 눈에 예쁜 것을 올려요. 뒤죽박죽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요. 공통점이라면 그 사진들만 보면 그곳에서 느꼈던 날씨, 냄새, 분위기가 확 떠오르는 거죠.
<나나투어> 후에 민규 님과도 인터뷰를 나눈 적 있어요. 본인이 세븐틴 멤버 중에서 사진을 가장 잘 찍어준다고 하더라고요. 원우 님은 사진 찍을 때마다 믿고 부탁하는 멤버가 있나요?
민규가 확실히 잘 찍어요. 다른 멤버들이 사진 찍을 때마다 민규한테 많이 부탁하는 걸 보면 확실히 잘 나오나 봐요. 사실 저는 제 사진을 거의 안 찍어요. 제가 인물 사진을 못 찍기도 하고요. 멤버들도 제가 찍어주는 사진은 굉장히 불만족스러워하더라고요?(웃음) 저는 사람보다 공간, 사물, 동물을 카메라에 담는 게 더 흥미로워요.
그럼에도 카메라 앞에 설 일이 많으시잖아요. 원우 님만의 ‘사진 잘 찍히는 비법’이 있을까요?
요즘 깨닫는 건데요. 예전에는 의식하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있을 때 가장 사진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저는 아까 촬영하는 모습 보면서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했거든요.
요즘 조명 공부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 조명은 어디 브랜드 거지’ 생각했어요.(웃음)
조명 공부까지 하세요?
카메라에 재미를 붙이니까 자연스럽게 조명에도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게 하나 생겼는데요. 저만의 작은 스튜디오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직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 스튜디오를 갖게 되면 ‘이런 조명들로 이런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생각하고 있죠. 천천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가 완성되면 제일 먼저 누구를 촬영하고 싶으세요?
저희 아버지. 돌이켜보니까 가족끼리 사진관 간 게 너무 오래됐더라고요. 데뷔한 후로 가족이 한번도 다 같이 사진관에서 사진 찍은 적이 없어요. 첫 촬영만큼은 가족사진을 찍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1년 전에 만났을 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자랐어요.
제 스타일링과 헤어스타일은 전부 앨범에 맞춰요. 지금은 염색도 했는데요. 보통 앨범 작업이 시작되면 회사와 의논해서 헤어스타일을 결정합니다.
헤어스타일도 일의 한 부분이네요. 아,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T1 케리아 선수와의 사진도 인상 깊었어요.
저한테는 연예인이죠.(웃음) 모든 프로게이머 선수들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T1을 정말 오랫동안 응원했거든요. 우연치 않은 계기로 연락이 닿아서 사진도 찍고 경기도 보고 왔어요. 정말 너무 기분 좋았어요
원우 님 <리그 오브 레전드> 티어가 궁금하네요.
요즘에는 게임 조금 하고 있는데요. 한창 열심히 했을 때는 다이아까지 올라갔어요.
대단한데요. 세븐틴으로 활동하는 동안 새롭게 즐기는 취미나 습관이 있나요?
취미는 사진이고요. 습관이라면 뭐든지 미리 계획하고 기록하는 것. 사실 기록하는 습관도 취미 때문에 생긴 듯해요. 일정은 바쁜데 취미 생활을 즐기려면, 어떻게든 스케줄 사이에 빈틈을 찾아야겠더라고요. 이제는 뭐든지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게 몸에 뱄어요. 기록을 안 하면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을 것 같더라고요.
해외에 나갈 일도 엄청 잦은데 그때마다 ‘이것만큼은 꼭 챙긴다’ 하는 게 있나요?
요즘은 무조건 카메라죠. 예전에는 게임기였거든요. 플레이스테이션을 통째로 챙겨 가져가기도 했어요. 지금은 게임기 대신 전용 캐리어에 제가 원하는 카메라들을 챙깁니다.
하나만 챙기는 게 아니네요?
3~4개 챙겨요. 그래서 한국 돌아와서도 카메라 정리, 사진 정리하느라 바빠요.(웃음)
세븐틴은 멤버끼리의 조합을 정리한 이름이 따로 있을 만큼 사이가 돈독하죠. 서로 꼭 지키는 규칙이 있나요?
특별한 건 없어요. 정기 모임은 합니다. 멤버들 각자 스케줄 때문에 바쁘다 보니 예전만큼은 자주 못 보거든요. 그래 봤자 일주일 혹은 이 주일 정도지만요. 한 달에 한 번은 다 같이 모여서 밥 먹고 노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그 모임은 한 명이 주관하나요? 아니면 만나는 날이 정해져 있나요?
한 명이 주관합니다. 주최자가 모든 멤버가 일정이 비는 날로 스케줄을 잡아요. 주최자는 매달 바뀝니다. 누가 주최하느냐에 따라서 콘셉트도 바뀌어요. 제가 당번이었을 때는 컴퓨터가 12개 정도 있는 파티룸을 빌려서 다 같이 게임했어요.
지금 당번은 누구인가요?
저희가 최근에 영국 다녀왔거든요. 도겸이가 꼭 해리포터 옷 입고 식당에서 밥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13명 모두 호그와트 기숙사 옷 입고 밥 먹으러 갔죠. 메뉴는 주최자가 마음대로 정합니다. 토 달지 말자. 그게 유일한 규칙이에요. 한 번은 다 같이 사우나 갔다가 목욕탕 앞 치킨집에 가서 치킨 먹은 적도 있어요.
많은 K-POP 아티스트 중에서도 세븐틴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세븐틴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모든 K-POP 아티스트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음악도 다들 잘하고요. 마찬가지로 세븐틴도 세븐틴의 이야기를 꾸준히 보여드렸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다고 생각해요.
그럼 질문을 바꿔서 지난 10년 동안 세븐틴이 해온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저는 종종 세븐틴 앨범을 보면 사진첩처럼 느껴져요. 저희가 겪어왔던 모든 순간을 음악에 담았거든요. 정말 힘든 순간에 만들어서 무거운 분위기의 곡도 있고, 오히려 힘들었기 때문에 그 시기를 깨부수고 싶다는 마음으로 파워풀한 곡을 부르기도 했어요. 저는 ‘삶’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세븐틴의 음악은 세븐틴의 삶이라고.
분야를 떠나서 한 가지 일을 10년 동안 하는 건 아주 값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우 님도 이제 베테랑이 됐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일할 때 어려운 것이 있나요?
지금도 창작하는 건 매우 힘들고 어렵죠. 힙합팀 소속이다 보니 가사도 계속 써야 하는데, 새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걱정돼요. 제한된 시간 안에 늘어나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도 여전히 어려운 부분 중 하나고요.
여전히 즐거운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악하는 것 자체가 가장 즐겁죠. 무대에 섰을 때뿐만 아니라 멤버들끼리 작은 방에 모여서 음악을 들을 때도 ‘아, 좋다’ 싶으니까요.
무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두 시간 넘게 춤추고 노래하면 얼마나 힘든가요?
그럴 때가 있어요.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속으로 ‘이 곡은 해낼 수 있을까’ 싶을 때. 안무가 유난히 힘든 곡들이 있거든요.
안무만 놓고 봤을 때 제일 힘든 곡은 뭐예요?
멤버마다 달라요. 안무 중간에 잠깐 빠졌다 다시 참여하는 곡도 있으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노래 ‘HOME;RUN’이 제일 힘들어요. ‘손오공’도 안무가 굉장히 화려한 곡인데, 제가 중간에 잠깐 쉴 수 있는 구간이 있거든요. 반면 ‘HOME;RUN’은 3분 내내 쉴 틈 없이 안무를 소화해야 해요.
“저는 요즘이 딱 좋아요. 경험치가 쌓여서이제야 일을 진심으로 즐기게 됐거든요.지금만큼 좋은 때가 없었어요.”
지난 10년 가까이 매년 앨범을 냈고, 전 세계 팬들을 만났어요. 누구라도 원우 님을 ‘성공한 뮤지션’이라고 할 텐데,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까?
이제는 어떻게 하면 제 개인 작업물로 많은 분들께 공감과 위로를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올해 ‘정한×원우’ 유닛 앨범을 냈거든요. 처음으로 제 솔로곡을 선보였는데, 작업 과정이 정말 즐거웠어요. 창작자로서 욕심이 조금 더 생겼고요. 저 혼자 힘으로 작업한 음악과 사진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자신의 장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우 님이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엄청나게 특별하거나 남다르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모든 사람에게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이 있잖아요. 저는 그 평범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사람이에요. 그 덕분에 제 작업물이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그게 가사에 담는 내용일 수도 있고, 단어일 수도 있고, 제가 찍는 사진일 수도 있죠. 그 안에 녹아 있는 평범함이 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하루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나요?
요즘에는 일출, 일몰 시간을 좋아해요. 그 시간대에만 보는 풍경이 있잖아요. 해가 뜨고 지는 시간 맞춰서 카메라 들고 나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확실히 빛이 다르거든요. 사실 그 두 시간이 하루 중에 가장 피곤하잖아요. 그래도 결과물이 다르니까 잠 줄여가면서 나가고 있어요. 너무 재미있어요.
요즘에는 전 세계 어딜 가든 K-POP을 들을 수 있어요. 그 일원으로서 일종의 책임감도 느끼시나요?
어느 정도는 느껴요. 하지만 과한 부담감은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저 한 명이 K-POP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 생각에 빠지면 저의 일상 자체가 힘들어질 것 같더라고요. 단순히 행실을 바르게 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건강한 태도로 오랫동안 일하고 싶거든요. 최대한 마음과 생각을 가볍고 유연하게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햇수로 10년 차 뮤지션이 됐으니 처음으로 돌아가볼게요. 원우 님은 4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했죠. 그때는 어떤 생각을 많이 했나요?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차라리 속 편했던 것 같아요. ‘그냥 버티자’는 생각뿐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지금 돌이켜봐도 신기한 일이죠.(웃음) 데뷔 후에는 한순간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게 무섭다고 느낀 적도 있었어요. 그때는 오히려 음악에 집중했어요. 본업에 집중하고, 더 많은 음악을 듣다 보니까, 되려 일을 즐길 수 있게 되더라고요. 저는 요즘이 딱 좋아요. 경험치가 쌓여서 이제야 일을 진심으로 즐기게 됐거든요. 지금만큼 좋은 때가 없었어요. 완벽하게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예요.
그런 의미에서 2024년 원우 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재미를 잃지 않길 바라요. 요즘 음악도 사진도 무척 재미있거든요. 잠을 줄여서라도 작업실 가서 곡 만들고, 카메라 들고 사진 찍는 게 즐거워요. 지금의 이 재미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Fashion Editor : 최태경 | Feature Editor : 주현욱 | Photography : 박종하 | Stylist : 고동휘 | Hair : 임정호 | Make-up : 김시진 | Set : 박주영 | Assistant : 김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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