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101번째 금메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손기정 기증 청동 투구' 전시실이 있다.
1875년 독일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이 투구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코린트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대회에서 우승한 손기정(1912∼2002)이 1994년 중앙박물관에 투구를 기증했다.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의 얼굴이 대체로 밝은 것과 달리 수상식 때 촬영된 손기정과 남승룡의 사진을 보면 둘 다 어두운 표정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테이 손’(Kitei Son).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영문 홈페이지의 역대 마라톤 우승자 명단에 게시된 손기정의 이름이다. 기테이는 한자 ‘기정’(基禎)의 일본식 발음이다. 같은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남승룡(1912∼2001)은 ‘쇼류 난’(Shoryu Nan)으로 기재돼 있다.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의 얼굴이 대체로 밝은 것과 달리 수상식 때 촬영된 손기정과 남승룡의 사진을 보면 둘 다 어두운 표정이다. 한국인이면서도 일본 대표로 출전한 심정이 오죽했으랴 싶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IOC에 “손기정의 국적을 일본에서 한국으로 고쳐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IOC는 “올림픽 개최 당시의 역사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이 독립국이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20세기 중반까지 일부 강대국이 아시아·아프리카 나라들을 식민지로 지배한 행위는 그 자체로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 오늘날 세계 역사학계의 공통된 인식 아니겠는가. IOC의 전향적 검토를 거듭 촉구하게 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 가운데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가장 어린 반효진(17)이 그제 사격 여자 공기 소총 10m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언론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레슬링 선수 양정모가 한국 이름으로 첫 금메달을 수확한 이래 하계올림픽 역사상 100번째 금메달이라고 대서특필했다. 1948년 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삼은 것이다. 손기정이 1936년 따낸 금메달부터 합산한다면 101번째 금메달이라는 점을 한국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면 몰라? 등 밀어주잖아” 사촌누나와 목욕하던 남편…알고보니
- ‘이혼설’ 황재균, 아침까지 여성과 술자리 논란…“프로의식 부족” 비판도
- “못생겼다” 말 듣고 차인 여성…한국서 180도 변신 후 인생도 180도 바뀌어
- 무궁화호 객실에서 들리는 신음소리…‘스피커 모드’로 야동 시청한 승객
- “김치도 못 찢어” 76세 김수미, 부은 얼굴에 말도 어눌…건강악화설 확산
- 20대 여성들 대구서 1년반 동안 감금 성매매 당해…주범은 20대 여성
- 아내 몰래 유흥업소 다니던 남편…결국 아내와 태어난 아기까지 성병 걸려
- “발 냄새 맡자” 전자발찌 찬 40대 여성 성폭행 하려다 또 징역형
- 누가 잘못?…범죄로 교도소 간 아내 vs 위로한 女동료와 사랑에 빠진 남편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