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대차2법 폐지 검토”… 자칫하다간 혼란만 부추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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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 2법'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달 말로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지 4년을 맞으면서 집주인들이 새로 전세 계약을 할 때 향후 4년 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전세 안정을 위해 시급한 것은 임대차 2법 폐지가 아닌 공급 확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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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 2법’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달 말로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지 4년을 맞으면서 집주인들이 새로 전세 계약을 할 때 향후 4년 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도가 시장에 어느 정도 정착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대안 없이 갑자기 제도를 폐지하면 오히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2년 임차 계약 후 추가 2년을 보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과 임대료 증액 상한을 이전 계약의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4년 전 도입될 때 논란과 우려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주거 안정과 세입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 법 조항이 모호해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도 유발했다. 하지만 4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되면서 수혜를 본 세입자들도 많다. 지난해 말 국토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54.1%가 현행 2+2년 계약갱신요구권 유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2주 연속 상승하는 등 전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임대차 2법의 영향이라고만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빌라 전세 기피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폐지하기엔 시기도 좋지 않다.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임대료 상한을 폐지할 경우 자칫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입법 사항인 만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당장 대안도 없이 정부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혼선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많은 국민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추진할 때와 마찬가지로 폐지·수정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 임대차 2법의 부작용을 바로잡겠다고 정반대로 방향을 확 틀면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돼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의 의사결정에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지금 전세 안정을 위해 시급한 것은 임대차 2법 폐지가 아닌 공급 확대다. 임대차 2법은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수정·보완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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