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후 최악 재난"…인도 마을 덮친 산사태, 사망자 100명 넘어

(상보)부상자 100명 이상·실종자 약 100명
악천후로 구조 난항

인도 남부 케랄라주 와야나드 지역의 산사태 발생 현장에 30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모여 있다. /AP=뉴시스

인도 남부에서 몬순(우기) 폭우로 발생한 대형 산사태 사망자가 1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실종자와 부상자 수도 100명에 달했다. 특히 부상자 상당수가 위독한 상태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통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인도 몬순 기간에는 1년 강수량의 대부분이 집중된다.

30일(현지시간) 더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케랄라주 와야나드 지역 메파디(Meppadi) 발생한 산사태의 사망자 수가 106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에는 어린이도 포함됐다. 인도 지역매체인 Asianet TV는 사망자 수를 107명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부상자 수는 125명가량으로 지역 내 여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그러나 부상자 상당수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수는 100명 이상이고, 수백명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나드 지역은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이번 산사태는 주민들이 거의 잠든 자정이 넘은 시간에 발생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이날 산사태는 약 400명이 사망한 2019년 이후 최악의 재난 사태"라고 설명했다. 현지 구조대는 산사태 발생 직후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계속되는 폭우와 짙은 안개 등 악천후에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사태로 발생한 진흙 등이 마을 주민과 주택을 향해 쏟아져 내리며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구조대원들이 사고 현장에 투입돼 실종자 수색 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폭우가 계속되고, 피해 지역과 가장 가까운 초랄말라 마을을 연결하는 다리가 무너져 원활한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성명을 통해 군대를 투입해 무너진 다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임시 다리 건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X

현지 TV 영상에는 구조대원들이 진흙탕물이 쏟아지는 현장에서 바위와 뿌리째 뽑힌 나무, 무너진 주택 사이에서 실종자와 생존자를 수색하는 모습이 담겼다. 가슴 높이의 진흙 속에 몇 시간 동안 갇혔던 한 남성이 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구조활동에 참여한 한 주민은 "이날 자정 무렵부터 최소 3차례의 산사태가 발생해 초랄말라 마을과 연결된 다리가 무너져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사유지에서 일하고 임시 텐트 안에 머물던 많은 사람이 (진흙 등에) 갇히거나 실종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랄라주는 폭우와 홍수,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기상청은 이날 현재 케랄라주 북부와 중부에 많은 비가 내렸고, 더 많은 비가 종일 내릴 것이라며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주 당국은 일부 지역에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흄 생태학 및 야생동물 생물학 센터의 기상 관측에 따르면 서부 가츠 산맥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24시간 동안 300㎜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X를 통해 피나라이 비자얀 케릴라주 주지사와 통화했다며 "연방정부가 구호 활동을 도울 것을 약속했다. 총리의 국가구호기금(PMNRF)을 통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20만루피(약 330만6000원), 부상자에게는 5만루피를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