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노렸지만 8강서 좌절…'세계랭킹 2위' 女 펜싱 대표팀 끝내 눈물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송세라 선수가 30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 8강 경기에서 프랑스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사진=뉴스1

야심 차게 금메달에 도전했던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첫 대결에서 좌절한 가운데, 선수들이 눈물을 쏟아내며 아쉬운 감정을 표현했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강영미(39·광주서구청), 최인정(34·계룡시청), 송세라(31·부산시청), 이혜인(29·강원도청)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이날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8강에서 프랑스에 31-37로 패했다.

3년 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같은 멤버 구성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선 금메달을 목표로 했다. 세계랭킹도 2위여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였다.

그러나 첫판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만난 것이 불운했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프랑스는 시종일관 한국에 앞서 나갔고, 한국은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끌려갔다. 4점 차로 뒤진 채 에이스 송세라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 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공동 취재구역에서 만난 한국 선수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메달 획득을 다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아쉬웠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눈물의 인터뷰를 하면서도 서로 허리를 끌어안는 등 각별한 모습을 보였다.

맏언니 강영숙은 "최선을 다해 뛰었지만, 서로가 부담됐던 경기였다. 실력 발휘를 못 한 게 아쉽다"면서 "최선을 다해 뛰었을 동생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에이스 송세라도 "우리가 긴장했던 상황이 많이 나와 경기력이 아쉬웠다"면서 "다들 열심히 준비했는데 우리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8강 경기를 뛰지 않고 뒤에서 지켜본 최인정은 "저희가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왔고,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셨을 텐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경기를 뛰는 팀원들의 마음을 알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응원밖에 없었다. 우리 팀원들이 연습한 것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최인정이 감정에 북받친 듯 목소리가 떨리자 다른 선수들도 다시 울음을 참지 못했다.

다만 아직 한국 여자 에페의 올림픽이 끝나지는 않았다. 한국은 순위 결정전 2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