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타 3개로 4타점, ‘양의지 공백’ 우려 지운 김기연 “더 잘하려고 하지 말라는 말에 마음 편해졌다”
4연패 중에 두산이 선두 KIA를 만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포수 양의지마저 발등 염좌 증세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경기 시작 전 두산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이 없으면 잇몸’이다. 백업 포수 김기연이 공수 맹활약으로 양의지의 공백을 메웠다. 김기연은 30일 광주 KIA전에서 5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2루타만 3개를 때렸다. 1경기 4타점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첫 타석부터 감이 좋았다. 2-0으로 앞선 2회초, 무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캠 알드레드의 5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 2명이 손쉽게 홈을 밟았다. 5회 다시 김기연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2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임기영의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펜스까지 구르는 장타로 2타점을 추가했다. 8-2로 6점 차까지 점수를 벌리며 확실한 승기를 가져왔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기연은 “점수를 꼭 내야 하는 타이밍에 점수를 낼 수 있어서 경기가 쉽게 풀린 것 같다”며 “좋은 경기로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반등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맹활약을 했지만 최근 김기연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7월부터 타율 2할을 밑돌았다. 수비에서도 크고 작은 실수가 이어졌다. 올해가 1군 풀타임 첫해, 체력 부담이 없을 수가 없었다.
김기연은 “최근에 방망이가 잘 안 맞아서 자신감도 많이 줄었고,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도 많았다. 최대한 생각을 털어버리고 쉽게 쉽게 접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기연이 부진할 때도 벤치에서는 그를 감쌌다. 이미 기대 이상 충분히 활약을 해줬다는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기연이는 이미 너무 잘해줬다. 더 뭔가를 요구하면 안 된다”고 했다. 코치들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했다. 아예 “더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김기연은 “스스로는 체력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조금씩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조금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가 정상 컨디션이 아닌 터라 당분간 김기연의 출장은 더 잦아질 거로 보인다. 김기연은 “양의지 선배님이 빠져 있을 때 순위가 떨어져 있으면 돌아오셨을 때 좀 안 좋을 것 같다”며 오실 때까지 좋은 성적 거둬서 위로 올라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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