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대 위의 공기가 궁금했던 임종훈 “꼭 올라가고 싶었어요”[올림픽x인터뷰]
한국 탁구가 12년 만의 동메달을 수확한 30일 임종훈(27·한국거래소)은 그만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자신이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거듭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임종훈의 간절한 마음은 혼합 복식 시상식이 열리기도 전에 포디움에 살짝 올라섰다 내려온 것에서 잘 드러났다. 임종훈은 기자와 만나 “고작 20㎝ 위의 공기가 궁금했다. 경기를 하기도 전부터 꼭 올라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임종훈에게 이번 동메달은 자신의 탁구가 올림픽에서도 통한다는 확신을 줬다. 공격적인 탁구가 일품인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도 숱한 성과를 남긴 선수다.
임종훈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남자 단체전 은메달,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남자 단체전과 남자 복식 은메달 2개, 혼합 복식 동메달 1개를 따냈다. 또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해 단체전 형식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가져왔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던 그에게 단 하나 부족한 게 올림픽 메달이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한 채 텔레비전으로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 파리 올림픽은 단짝인 신유빈(20·대한항공)과 혼합 복식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올림피언이 됐고, 한 발 나아가 메달리스트로 거듭났다.
임종훈은 “항상 국가대표도 참가할 때는 반드시 메달을 따낸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회에선 그 다짐을 잘 지켰는데, 올림픽에서 마지막 꿈을 이뤘다”며 “한국 탁구에서 남자가 조금 쳐지고 있었는데, 오늘 메달을 계기로 더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임종훈의 마음가짐은 부상 투혼에서도 확인됐다. 숱한 국제 대회에 참가하느라 허리에 부상이 도진 그는 ‘복대’를 차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임종훈은 “정확하게는 뼈가 웃자라 근육과 신경을 찌르는 상태”라면서 “경기를 뛸 수 없는 게 아니라면 뛰어야 한다. 오늘 경기가 끝났으니 당분간 잘 치료하면서 남은 경기를 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임종훈은 올림픽 첫 메달로 ‘병역 혜택’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원래 그는 불과 3주 뒤인 8월 19일 국군체육부대에 입대 예정이었다. 임종훈은 “병역 혜택이 생각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신)유빈이와 함께 올림픽 메달이 가지는 도전적인 의미에 신경을 쓰려고 했다. 유빈이가 강행군을 잘 버텨준 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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