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못참아”...차베스 동상까지 부순 성난 시위대
화염병 난무하고 곳곳서 총성
마두로 “쿠데타 좌시않을 것”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역에서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시위대가 마두로의 정치적 스승인 차베스 전 대통령 인물상을 부수는 영상이 올라왔다.
선거관리위원회 기준 2위를 기록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자신이 승리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마두로 선거 결과를 되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곤살레스 후보와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우리는 명백하고 수학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승리를 보여주는 (득표) 집계표를 갖고 있다”며 “곤살레스 후보가 73%를 득표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오늘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며 “그들은 베네수엘라에서 다시 파시스트적이고 반혁명적인 성격의 쿠데타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야권을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짓는 셈이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전날 투표 종료 약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해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참관을 원하는 시민단체들을 차단하면서 야권과 국제사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두로 대통령이 상세한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가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잠재적으로 새로운 시나리오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향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 중남미 국가들도 마두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비롯한 우파 성향 중남미 9개국 정부는 미주기구(OAS)에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한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베네수엘라는 내정 간섭이라며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우루과이 등 7개국에 파견한 자국 외교관의 철수를 명령하고 외교관들에게 자국으로 돌아가라고 통보했다.
베네수엘라 주재 한국 대사관은 이날 안전 공지문에서 “대선 결과를 둘러싼 긴장 상황이 예상되니 동포 여러분께서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은 또 외출 자제와 비상 연락망 유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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