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방패 삼아 불법 도박…유명 바둑기사 구속

김영록 2024. 7. 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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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비영리 체육법인인 '홀덤협회'를 만들어 불법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업주와 딜러 등 150여 명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협회 설립자는 유명 바둑기사였는데요.

이들이 챙긴 부당 이익은 백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홀덤펍.

여러 사람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카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치고, 압수수색이 시작됩니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중입니다. 조금만 협조해 주세요."]

입장료만 내고 게임을 해야 하는데 판돈을 걸고 이긴 사람이 차지하는 '불법 도박'을 한 겁니다.

경찰은 이처럼 홀덤펍을 가장해 불법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업주와 딜러 등 159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서울 강남구에 '홀덤협회'를 설립하고 전국 52개 홀덤펍 업주들과 공모해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업주들은 참가비 명목으로 손님들로부터 받은 돈을 기부금 형태로 협회에 보내 '판돈'을 만들었고, 게임에서 이긴 사람은 '상금'으로 최고 3백만 원까지 받아 챙겼습니다.

업주들은 협회 소속 이어서 사고 위험도 적고, 수사기관 단속도 피할 수 있다고 참가자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2년간 홀덤협회 통장에 오고 간 돈은 64억 원.

경찰은 이들이 백억 원 이상 수익을 올렸고 협회도 2억 원가량 챙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홀덤협회를 만든 회장은 인기 TV 드라마에서 바둑 지도를 한 아마 6단의 유명 바둑기사.

바둑처럼 홀덤의 대중화가 필요하다며 비영리 체육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승주/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 "(협회장이) 협회에서 우리가 이런 식으로 하면 합법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업주들도 그 말을 믿고 그렇게 회원사로 등록되어서 연회비도 내고…."]

경찰은 홀덤협회 설립 허가 취소를 요청하고, 상금을 받은 도박 참가자 4천여 명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김영록 기자 (kiyu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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