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나이차 잊은 ‘환상의 짝궁’…신유빈·임종훈, 12년 만에 탁구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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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호흡이었다.
신유빈(대한항공)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짝을 4-0(11:5/11:7/11:7/14:12)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삐약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신유빈은 3년 만에 올림픽 메달까지 거머쥐면서 한국탁구의 스타임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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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긴 ‘메달 가뭄’ 끝내
완벽한 호흡이었다. 공이 꽂힐 때마다 손을 번쩍 드는 동작도 일치했다. 하나된 그 힘이 동메달의 원동력이었다.
신유빈(대한항공)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짝을 4-0(11:5/11:7/11:7/14:12)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탁구 종목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임종훈은 8월19일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이날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보게 됐다.
현장에 있던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김택수 부회장 등 과거의 올림픽메달리스트들도 둘의 환상적인 플레이와 오랜만의 입상 성취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격려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탁구무대에서 간만에 메달 가뭄을 해소한 한국은 다시 한 번 재도약의 동력을 마련했다.
혼합복식 세계 3위 신유빈과 임종훈은 이날 4위인 홍콩 짝을 맞아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메달이 걸린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듯이 둘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났다.
첫 게임부터 한국의 기세가 매서웠다. 신유빈의 서브로 시작된 경기에서 한국은 순식간에 6-0까지 달아났다. 오른손 셰이크핸드의 신유빈이 짧게 받아치면, 왼손 임종훈이 구석을 찌르는 톱스핀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상대가 공을 받아넘기면, 3구째 간명한 공격으로 추궁하며 첫 게임을 11-5의 완승으로 이끌었다.
탁구는 기세싸움이다. 첫 게임을 잡아낸 한국의 맹공이 2게임에서도 펼쳐졌고, 신유빈의 강공과 임종훈의 빠른 템포의 공격이 구석을 찌르면서 상대는 위축됐다. 초반 4-4까지 팽팽했던 승부는 상대의 날카로운 공을 받아친 임종훈의 특급 플레이로 5-4로 균형이 깨졌고, 이후 둘은 11점까지 순식간에 내달렸다.
3게임에서도 낮게 중심을 잡고 어려운 공을 톱스핀으로 받아치는 둘의 맹활약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둘은 점수를 얻을 때마다 손을 번쩍 들며 포효했는데, 집중력과 높은 수준의 기술적인 플레이는 팬들을 열광시켰다.
4게임에서는 홍콩이 막바지 반격을 시도했고, 10-10의 듀스 상황에서 여러 차례 결정구가 오고갔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밀리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둘은 초인적인 힘을 짜냈고, 결국 14-12로 뒤집으면서 승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얼싸안고 기뻐했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아이오시 위원 등 관중석의 응원단도 만세를 불렀다.
신유빈은 이날 동메달 합작으로 입대를 앞둔 임종훈에게 귀중한 선물을 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삐약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신유빈은 3년 만에 올림픽 메달까지 거머쥐면서 한국탁구의 스타임을 각인시켰다.
한 때 오른손목 피로골절로 장기간 재활에 매달렸지만,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함께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올랐고,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낸 것은 그의 실력을 보여준다.
남자 간판 임종훈과 짝을 이뤄 지난 2년여간 집중적인 훈련을 해온 것도 결실을 보았다. 대한탁구협회의 혼합복식 메달 전략이 성공한 점도 평가받을 만하다. 안재형 탁구 해설위원은 “신유빈은 연결력이 좋으면서 파트너를 받쳐주고 이어주는 플레이도 잘한다. 예상치 못한 공에 대처하는 순발력도 좋다”고 말했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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